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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Nov 01. 2021

인사가 만사

헤어졌다 만났다

"꿈과 비전이 다른 사람과는 같은 배를 탈 수 없다." - <스티브 잡스>
여기 Java개발자 둘에, HTML개발자 하나요~

SI성 프로젝트는 특성상 Man Month라는 독특한 구조의 계약으로 진행이 되는데, 어떠한 일을 하기 위해 1사람당 몇달에 걸쳐 이루어질 일인지 산정을 하고 돈을 받는 계약 구조이다. 여기서 1사람당 '얼마'를 받는지는 보통은 그 사람이 졸업 후 얼마만큼의 직장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로 판가름 나게 되는데, '능력'보다는 '경험'을 현재까지는 더 높게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젝트가 거의 계약단계에 오게되면 정말로 투입을 할 인력들을 소싱하는 역할을 관리자가 하게 되는데, 이때는 거의 인력시장에 가까워 지게 되는 셈이다. 오늘 할 이야기는 이 인력 시장에 남아있는 Pool이 점점 고갈되고, 사내 작은 과제들 까지 침투한 레퍼체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한다.



아니, 사람이없어서 일을 못하는게 말이 되?

 회사는 철저한 이익집단이다. 돈을 벌어오는 사람에 대해서는 정말 큰 부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이슈화 하는것 조차 부담스러워하는 집단이다. 돈을 벌어오는 행위 > 조직문화, 지금은 몇년 전에 비해서도 많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겨우겨우 제안서를 따와서 일감을 만들어 놓고, 사람을 못구하는 일도 최근들어 허다하다고 들었다. 내가 영업이나 관리자를 해보진 않았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면 조금 허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속해있는 과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중반에 갑자기 여러명의 인력이 사표를 썼고, 그로인해 업무분장을 다시 해야할 정도로 이슈화가 되었다. 나도 그로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지금도 다 치유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고객사와 관리자 사이에서, 실무자는 그저 업무를 받아 '성공적으로 처리'를 해야하는 위치다 보니, 읍소한다고 우리 팀의 상황이 변하는것은 하나도 없었다. 또한 내가 슈퍼개발자도 아닌지라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데, 그 부탁이 오롯이 비어버린 1명분을 남은 1명이 대신 처리해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이 들 뿐이었다.



A프로님, 저랑 일좀 같이 할래요?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나는 올해만 세번에 걸처 직접 일할 동료를 소싱해야하는 경험을 겪었다.  그들 또한 같이 일할 동료를 평가하고 따지 겠지만, 실무자 겸 관리자 직을 동시수행하는 나로서는 일할 동료 모집을 위해 아래와 같은 원칙을 세웠다.

"이건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요" 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 사람을 원했다. 당연히 모르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지금은 부족해도 시간과 기회가 주어지면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원하고 있었다.

"귀찮은 작업들, 제가 할께요", 팀에는 공격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때로는 공격을 하기 위해 궂은 일도 도맡아 해줄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가 할께요", 직접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다. 직접 수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와 비슷한 일도 약간의 시간이 주어지면 할 수 있다고 생각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런 사람이 나를 선택 할리는 없겠다 싶다.. 3개가 다 교집합을 이루는 사람은 없겠지만, 적어도 2개, 아니면 최소1개 만이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싶어, 그들에게 프로젝트 전반의 현재 상황 그리구 오게되면 할 일 아울러 비전등을 제시하며 '선택'받길 희망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어땠었냐구? 그래도 삼할은 맞췄다. 3명의 희망자 중 1명이 현재 나와 같이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개발자 1명은 덜 구해진 상태라, 나의 상급 관리자에게 계속해서 어필중이고 소싱중에 있는 상태이다. 그만큼 인력 구하기가 어렵다. 아니, 정확하게는 '동료들과 어우러지고, 역량있는 사람'은 정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거 같다.


이젠 통행세도 받네

 요즘은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와 이런 저런 업무 이야기등을 한다. 물론 지금 쓰고 있는 내용도 그 분과 이야기했던 단골 소재이다. 점점 소위 말해 '밤을 새 일하는' 젊은 인력들이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요새는 그와  함께 '편하게' 일하는 사람들도 늘어가고 있는거 같다. 열심히 해도 자신의 환경과 평가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조금 더 지배적인 사람들이 늘어 나는 사회 현상과 맞물린거 같다. 그 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지만, 결국 일을 할때 이제는 '나이' 와 '경험' 만을 갖고 일할 동료를 선정하지는 않는거 같다. 나이가 어려서 '객 단가'가 싸서 데려 온다던가, '관리자 경험'만을 믿고 업무를 맡긴다던지 할 정도로 '그냥' 동료를 데려오지 않는다. 점차 회사 내 점 조직들에서도 '산성'들이 만들어지고 그 산성을 들어가기 위한 '통행증',즉 레퍼체크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현상은 매우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 개인 평가가 Top-Down방식의 평가자가 피 평가자의 점수를 매기는 것 또한 필요 하다고 보며,그걸로 채워지지 않는 동료 평가는 사실상 이러한 부분으로 대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노력을 좀더 강조 할 수 있고, 조직이 나태해 지지 않도록 방지해 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생각한다.



무조건 Keep해야할 인력

 IT는 기술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곳이다. 깜빡 손놓으면 이미 '으르신'이 되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노땅이 되기 쉽다. 나는 그럼에도, 어느 곳에서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려 한다. 후배들에게도 예의를 표하며 즐겁게 일하고 싶다. 내가 공격수가 되던 미드 필더가 되던 골키퍼가 되던 상관 없다, 분명 기술변화의 속도가 빠른 업계이지만, 그래도 나의 "업무 자세, 태도"는 항상 관리자 및 동료들로 부터 Top Class 평가를 유지하고 싶다. 이러한 업무 태도에 강점을 보이는 사람들은, 적어도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느 조직에서나 '선택'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물론, IT면 IT, 반도체면 반도체, 그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은 밑바탕에 깔아줘야 가능한 일이다.

 내일도 바쁘게 울려댈 업무 메신져, 전화, 수많은 판단의 점들이 모여 하루가 지나갈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노력 할 거다.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 라는 스스로의 목표에 부합 할수 있게.

힘이들 때 우산을 씌워줄 수 있는 사람, 그런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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