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생활을 13년 정도 해서 그런지, 비록 상대방에게 말은 하지 않지만, 첫인상부터 이 사람이 '어떤 걸'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예측해 보는 못된 버릇도 생겼다. 아마도,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평소 많이 고민하던 것이라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제목이 다소 직관적이고 공격적이긴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고용하거나,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하기 위해 사람을 소싱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실례지만... 업무와 관련되어 잘하시는 게 뭘까요...?"
비단 회사생활뿐은 아니다. 학창 시절에도 여러 가지 학과목들이 존재하며,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평범한 학생들은 하나도 개의 과목을 좋아하고, 잘하게 된다. 아.. 잘하게 되는 건 아닐 수 있지만, 좋아하게는 되는 거 같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내가 뭘 잘하는지 알게 되고, 그걸 집중적으로 연마하면서, 나머지 단점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부분만 커버해 줘도 주변 동료들로부터 꽤 인정을 받게 된다. (사실,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고 살 필요는 없지만, 타인의 인정이 꽤 큰 힘이 될 때도 많다.)
필자의 경우, 학창 시절에는 이과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을 낙제점수를 받을 정도로 못했다. 그러면 언어를 잘했냐?라고 물어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저, '수학 마저 도 못하는 아이' 정도의 학업 성취능력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건대, 나는 Study 보다, '업무를 생각보다 잘한다'라는 사실을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며 알게 되었다. 조금 부연 설명하면,
'업무를 해내는 능력'에 대해 많은 동료들로부터 그 능력이 좋다고 인정을 받곤 하였다. 본인 스스로도 그 부분이 가장 회사에서 나의 가치를 높게 쳐주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업무를 받고, 요청자가 원하는 Needs를 정확하게 뽑아내는 일. 그리고 그 내용이 정말 요청자가 원한 것이 맞는지 듀얼 체크하는 일.
일의 장애물은 무엇이고, 누구와 협업해야 이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인지 분석해 내는 일
세부 Task마다 '한계시간'을 만들어, 그 시간이 지나면 이 일을 지원해 줄 수 있는 사람 혹은 요청자에게 의사결정을 받는 일 등, 누구나 루틴 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마치 '지휘자'처럼 연주하여 요청자가 만족해할 결과물을 '제 시간'에 Serving 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해내기 어려운 'Skill'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앞서 이야기한 업무 수행능력등의 'Soft Skill'을 잘 해내기 위해 'Hard Skill' 연마도 함께 들어간다. Hard&Soft Skill의 비중은 경우에 따라 다른데, 실제 개발등을 주로 실행해야 하는 위치에서는 Hard Skill의 역량이 더 올라가도록 세팅하며, 그게 아닌 중간관리 및 개발을 병행해야 하는 그와 반대로 세팅하곤 한다.
내 이야기지만, 수학을 못하던 이과생은, 취업시장에서 인기가 없었다. 신입사원으로서 '지금 당장' 연마시킬 업무 능력에 대한 검증이 면접등을 통해 집요하게 이루어졌고, 그 부분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았다. 정말 운이 좋게도,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는 IT기술에 대한 부분도 매우 강조했지만, 그 사람에 대한 '포텐셜' 측면에서도 많이 평가를 해줬고, 이는 돌이켜보면 규모가 꽤 큰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 기도 했다.
최초 신입사원 교육&연수 등을 받고, 부서 배치를 통해 동기들과 고과 경쟁을 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나의 One Tool인 관리능력 분야에서 경쟁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나에 대한 평가가 다소 박했던 경험이 있지만, 시간이 지나 중간관리자의 역할이 되니, 나의 원툴이 조금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을 이제야 들게 되었다.
필자가 이 글을 통해 독자분들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자신의 One Tool은 하나정도는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살다 보면 나의 대해 칭찬보다는, 비난등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고객들의 눈높이는 점점 올라가고 있으며, 내가 뛰어가더라도, 다른 누군가도 함께 뛰어가기 때문에 사회생활이란 애초부터 녹록지 않은 경쟁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믿어야 하고, 그 믿음을 바탕으로 앞서 이야기 한 여러 가지 비난들로부터 나를 지켜야만 한다. 그럴 때 필자가 생각하는 게 바로 나의 '장점'이다.
내 장점이 빛을 발하는 판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여건이 불비하더라도 참아낼 수 있다. 나의 판이되면, 앞서 수행했던 많은 성공 경험을 토대로, 나는 잘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 장점에 대해 아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그 누구도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본인과 제3의 시점을 통해 끊임없이 대화하며, 스스로 장점과 단점을 복기해 나가야 한다.
나와의 성찰을 통해, 스스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가지고 본인의 판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때가 되었을 때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는 것. 한 번뿐인 인생을 누군가에게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중에 한 가지 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