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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Aug 11. 2024

풍요 속의 빈곤

#1, 렌즈

 약 4년여간의 카메라 생활을 통해, 많은 기기와 렌즈들을 쓰면서, 필자에게 맞는 장비를 많이 써본 경험을 토대로, 지금 남긴 카메라 1대와 렌즈 두 개면, 나의 취미생활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직도 뭔가 갈증이 난다. 마치 물로는 해결되지 않는 갈증 같은 느낌이랄까. 머릿속에 아른아른 거리는 렌즈를 써본다고 해서 내 실력이 늘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미 충분한 장비를 갖췄음에도, 게다가 렌즈를 구매해도 잘 쓰지도 않을 거면서...


#2, 동료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동료들과 함께 팀을 꾸리게 되었다. 내가 맡은 팀의 조직이 커지는 건, 나에겐 나쁠 게 없다고 생각했었다.


 필자가 느끼기에 업무 난이도는 작년대비 높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게다가 사람도 더 많이 지원받았는데, 이상하게 업무 처리 간 빈곤함을 느낀다. 


 일을 하면서 두통에 시달리는 경우도 더 잦아진 거 같다. 작년보다 사람은 늘었는데, 소통할 사람은 더 없어진 느낌이다. 


 게다가, 위에서 볼 땐 사람을 많이 줬으니, 아웃풋을 기대하는 건 당연한 일.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지다 보니 스스로 우리 팀이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당연함'으로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더욱더 힘이 빠진다.


#3, 가족

 나는 밥을 거의 회사에서 해결한다. 나의 식사 준비를 위해, 와이프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잠도 사실 따로 자는데, 나와, 나머지 가족들이 함께 주로 잠을 잔다. 내가 잠이 많이 예민하기 때문이다.

일정도 나와 가족들은 거의 별개다. 와이프는 아이들의 일정을 맞춰야 하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4인가족으로서, 내 가속한 가족의 구성원은 많지만, 나는 그 무리들 안에서 심리적 빈곤함을 느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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