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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Jan 13. 2022

컴퓨터 활용 능력

뭐라도 잘 배워두면 도움이...

 요새 회사에서 큰 이슈는 없다. 

그간 나를 조금 어렵게 하던 사람과의 마찰이나 이슈도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업무도 크게 바쁘진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이슈라고 하면, 함께 일하며 키 플레이어로서 역할을 해 주시던 A차장님의 계약이 요번 달 말 까지라는 사실은 아쉽다. 

 아쉬운 것은 아쉽지만,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분의 빈자리를 내가 대체할 수 있도록, 많이 배우고 공부 중에 있다. 다행히 A차장님도 나에게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시며 도움을 주려 하셔서 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벌써 취업 준비를 한 지 11년이 넘어가서 인가 모르겠지만, 요새 입사할 때 스펙들이 궁금하다.

라떼는 3종 세트라고 해서, 학점, 토익, 인턴 등이 우대되던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근래에는 아마 토익점수 + 영어회화도 기본으로 할 줄 알아야 할거 같고, 내가 몸담고 있는 IT업계라면 Github Repository 등, 실제 이 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지 등, 업무에 유관한 경험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 글을 혹여나 읽는 주니어 급이라면, PPT 작성은 조직에 분명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시니어급도 좋다. 배워두면 정말 자신의 강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는 정말 운이 좋았다. 컴활도 안 따고 어떻게 회사를 입사했니?"

"컴활 없어도 10년 넘게 잘 다녔어. 개발자가 PPT좀 못하면 어때?"

 며칠 전에 와이프와 나눈 대화다. 아직까지 나는 실제 코딩을 하며 개발을 하고 있기에, 관리자급 상사 혹은 동료들의 우산(?) 아래 프로젝트 제안서 등을 써 본 적이 없다. 그렇기에 더더욱 PPT를 이용한 문서 작성을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지금 내가 속한 프로젝트는, 올해 사업 영위를 위해 고객사에게 수주 제안서 작성에 한창이다. 

원래는 수의계약으로 진행시키려 하다가, 고객사 내부 프로세스의 이유 등을 들어 부러지고 경쟁입찰로 바뀌었단다. 그리하여 매니저는 입이 나와있다. 제안서는 '성의'의 영역이라 생각을 할 수가 있기 때문에, 실무자들이 우리 회사 쪽에 힘을 실어 주더라도, 언제든 연장 계약이 안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가 이 부분 장표 좀 만들어와"

 결국 프로젝트에서 내가 속한 부문에 대한 내용을 토대로 PPT 장표를 그려오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Two way Communication 기반의 상호 집단지성 강화 필요'

'내일부터, 다시 한번 능숙하게'

등과 같이, 소위 '말맛'나고 '있어 보이게'끔 글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채워 넣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브런치&인스타그램을 하며 콘텐츠에 대한 노력을 많이 해서 그런가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그림이었다.


 사진은 뺄셈에 미학이라고 한다. 필연적으로 사각형의 프레임에 보이는 것을 집어넣어야 하니, 작가의 주제/부제 등을 선정하여 덜어내는 예술이지만, 그림은 덧셈의 미학이다. 없는 것에서부터 작가의 생각을 추가하며 작품을 완성해 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물며, 문제는 Tool 사용 능력이다. 서두에 말을 적었듯, 여태껏 PPT에 진심인 적이 없었다. 개발자 도구 중 순서도나 개념도를 그려내는 draw.io라는 도구는 매우 능숙하게 사용하는데, PPT처럼 장표 크기에 제한이 있고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은 Tool을 빠르게, 그리고 예쁘게 그려내는 것은 나에게 있어 정말 지옥 같은 일이었다.

 

 "매우 죄송하지만, B프로님을 믿고, 우선 보냅니다."

 결국 PPT에는 대략의 개념도와, 글밥을 추가하여 취합자에게 보냈다. 결론적으로 내 손에서는 마무리를 하지 못하고, '재 가공' 지원 요청을 하게 된 것이다. 붙들고 있어 봤자, 내가 발표를 할 것도 아니고, 문서 전체 톤을 다시 다 맞추는걸 누군가 해야 할 텐데, 결국 이 핑계 저 핑계로 스스로 명분을 만들어 낸 채, 일단 빠르게 회신을 한 것이었다.



 점점 연차가 쌓일수록, '못 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아쉬움만 크다. 아쉬움이 있으면 공부를 하면 되는데, PPT와 같은 영역은 그러고 싶진 않다.(아직은) 

 결국 내 스타일처럼, '목에 칼'이 들어와야 부랴부랴 배워나갈 것이고, 나중에 업무가 떨어진다면, 그제야 밤을 새워서라도 결국 지금 놀고 즐긴 것에 대한 값을 치르게 될 것이다.

 아래 적어둔 인도 속담처럼, 아직은 내가 배우려는 마음이 없어, 스승을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닐까...


 배우려는 마음이 있어야, 신이 스승을 보낸다. -인도 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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