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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담 Mar 27. 2022

자유가 좋다

코로나 -> 델타 -> 오미크론 -> 스텔스 오미크론 ->??

 자유는 산소랑 닮은꼴이다. 비록 산소가 없어본 적은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할 때뿐이지만, 조금만 산소가 뇌에 공급되지 않으면 사람을 포함한 많은 종들은 죽음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평상시 우리는 '산소'가 주어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저, 언제나 곁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유는 그런 점에서 산소다. 평상시에 집 밖을 나가 산책하는 거, 카메라를 들고 길 고양이를 찍는 거,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가서 일을 하며, 맛난 회삿밥을 먹는 것 등, 모든 것은 '자유'였다. 내가 안 할 수는 있지만, 못하는 상황이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이번 주 월요일, 회사에 출근했을 때였다. 한창 밀린 메일을 처리하고, 오전에 내부 회의를 진행 한 이후, 와이프가 보낸 카톡을 보게 되었다. 내용은 둘째가 코로나 증상을 겪는데, 병원에서 아직 검사 결과로는 음성이 나오니, 내일 방문을 해 달라는 것이었다.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이었다. 동료들도 이미 꽤 많이들 걸리기도 했고, 연일 기사에서도 일일 40만 명, 50만 명, 60만 명 확진이라고 하도 이야기해서, 확진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져 있었다. 와이프로부터 전해 들은 둘째의 잠정적 확진 판정은 머릿속을 어지럽게 했다. 

 

 그다음 날, 첫째와 둘째가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실 둘째는 증상 자체가 이미 발현 기였으므로 의심하지 않았지만, 첫째는 전혀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무증상 확진으로 판정을 받아 우리 가족은 이제 '자유'를 박탈당하고 자가격리에 돌입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어른들은, 화요일부터 증상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하여, 수요일에 이르러서 확진 판정을 받게 되었다. 결국 우리 4인 가족은 하루 텀으로 모두 확진이 된 것이었다.

야 나도. (자랑스럽다는 건 절대 아니다)


 우리 가족의 증상은, 어른 아이 막론하고, 첫날부터 최소 3일에서 4일까지는 코로나의 대표적인 증상들 분명하게 나타나서, 언론에서 떠드는 '무증상'은 우리 가족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울러, 내심 백신도 3차까지 모두 접종했는데, 통증이 덜 하진 않을까?라는 기대도 무너졌다. 내 기준으로는, 가장 아픈 백신을 맞은 얀센 백신을 맞고 난 뒤 통증의 1.5배 정도의 아픔을 수반한 것 같다. (얀센 정말 엄청 아프다. 맞아본 예비군들은 아실 것) 

 추가로 통증에 대한 치료의 경우, 열이 날 때는 해열제인 부루펜 시럽 계열의 약을 주로 먹었고(요새 약국에서 품귀라, 제네릭 약이라도 미리미리 확보해 두자.), 근육통이나 두통의 증세가 오면 타이레놀을 한 알씩 먹은 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가래와 기침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가습기를 상시 켜 놓거나, 빨래 후 집 곳곳에 널어놓은 것도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최근 코로나 변이인 오미크론 확진자 폭증 상황에서,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일부러 코로나 확진'에 대한 내 생각은, '굳이 자발적으로 걸릴 필요는 없다.'이다. 한번 걸려서 6개월 이상 지속이 되는 항체도 아닐뿐더러, 백신을 맞아도 그렇게 안 아프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요새 코로나는 교통사고와도 같아서, '나만 조심한다고' 확진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예전 코로나처럼 너무 웅크려 있진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미 K-방역과 같이 통제하고, 틀어막는 방역으로는 한계가 왔음을, 너와 내가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확진되고 7일간의 자가격리는 사회적으로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확진자가 집 밖으로 나오면 얼마나 많은 균들이 곳곳에 나오겠는가. 나는 그래서 최소한, 사회가 정한 이 규칙은 우리 모두 지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아 본다.


 이제 격리 해제까지 만으로 딱 2일 남았다. 화요일 자정을 지나면 해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현 시각 기준으로는 모두 회복을 하여 정상 컨디션을 유지 중에 있다.


 내가 격리 해제가 풀리는 수요일 00시, JTBC의 시사프로 '썰전 라이브'를 들으며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하고 싶다. 산책하고 돌아오는 길에 옆 아파트 단지 상가에 있는 GS25에 가서 네 캔에 만 천 원(이젠 만원도 아니네ㅠ) 맥주를 사들고, 집 앞 벤치에 앉아 인터넷 조금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올 거다. 정말 별거 아닌 이 행동들을 내 의지로 하지 못하는 게 아쉽지만,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조금 더 참아 낼 생각이다.


 혹여나, 젊은 분들 중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계신다면, 일부러 걸려도 된다는 생각과 더불어, 본인의 건강을 지나치게 믿지 마시길 당부드린다. 

이 유행병에 감염되면, "독자 여러분이 생각하신 것 이상으로 아프니까"

그나마 나의 자유로운 외부다. 바로 '집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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