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람들

by 필제

언제가부턴가 우리는 모두 이상한 사람뿐이었다. 분명 사람은 맞는데 어딘가 이상하다. 목이 휘어져 있다든가, 손가락이 잘려 있는 사람들처럼, 하나씩 이상한 부분을 갖고 있다. 그건 마치 우리가 막 태어났을 때부터 평생을 함께 붙어 다녔다.
우리는 가끔 서로의 다름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한다. 이미 적응된 자신의 모습이 아닌, 처음 보는 상대방의 모습에 지나칠정도로 반응한다.
그런 어느 날이었다. 난 카페에서 만나 상담하기로 한 상담 선생님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두 발이 머리에 얼굴이 반으로 갈라져 발의 역할을 대신한 사람이 카페에 들어왔던 것이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사람의 눈을 피했고,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이상한 사람인 줄은 알고 있지만, 저 사람의 몰골은 정말이지 못 봐줄 정도였다. 그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에는 아랑곳 읺고, 내 앞자리에 앉았다.
그제야 난 깨달았다. 이 사람이 내 상담 선생님이란 걸.
난 몹시 당황스러웠으므로, 생각해 보겠다고 한 뒤에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 사람이 내게 꺼낸 첫마디는 이거였다.

"제 몰골을 보고, 많이 당황스러우셨죠? 제가 어렸을 적에 영어 수업을 했어요. 그때 저는 손을 들고 모르는 질문을 했었던 적이 있었죠. 그런데 제 밀 한마디에 반 아이들이 모두 웃음을 터트렸어요. 그게 저의 트라우마랍니다. 그 뒤로는 이상하게 손을 들지 못하겠는 거 있죠? 모두가 아는 문제를 틀릴까 봐요. 그 뒤로 제겐 머리와 발이 거꾸로 달려 있게 되었답니다.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사람을 이상하게 보지만, 전 달라요.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되었나요?"

분명 처음부터 이렇게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내 입에선 선명한 말소리가 튀어나왔다.

"저도 비슷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학창 시절 어려운 시기를 겪었어요. 그 뒤로 대인기피증이 생겨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게 어려웠죠."

처음에는 불안하기 그지없었는데, 막상 말하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상담 선생님에게 어떠한 말씀을 하든 이해할 것 같았다.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괴물 같아 보였던 상대가 사람처럼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진짜 인간 여성의 형태였다. 이상한 부분도 없는 그런 완전한 인간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내 모습까지도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난 멍하니 감탄사를 내뱉었다.

"...... 이럴 수가.."

"이제, 제가 조금은 사람으로 보이시나요?"
상담사가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

"어떻게 된 거죠?"

"린제이 씨 당신은 극심한 트라우마에, 오랫동안 치료를 거부했습니다. 제 얼굴을 볼 때마다, '저리 가' 라거나 '괴물'이라고 외치며, 두 팔로 자신을 보호하기에 이르렀죠. 그러나 전 다른 사람들과 달리 당신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상황은 점점 악화되기만 했죠. 결국 전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저의 트라우마를 하나 둘 꺼내기 시작했죠. 처음 몇 번은 당신은 제 이야기를 중간에 끊거나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몇 번이고 끈질기게 당신과 이야기한 끝에 당신은 무사히 치료를 마치고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겁니다. 그러니 이제부턴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상담사가 사라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욌다, 개발자 부분에 동생 이름이 적혀있었다. 나는 게임 [ 이상한 사람들 ]을 종료했다

10년 전 당시의 나는 과거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나에게 일어설 힘을 만들어 준 것이 동생이 민들어 준 게임 [ 이상한 사람들이다 ]

안타깝게도 동생은 작년 말, 교통사고로 돌아갔다.

난 게임을 종료한 뒤 곧장 동생에게 쓸 종이와 펜을 잡았다.

동생에게 전하고 싶었던 말을 난 이제야 꺼내본다.

내 동생, 진아. 세상은 너무 힘들다. 보통은 힘들면 좋아하는 게임을 하거나 맛있는 걸 먹곤 하는데, 난 네게 받은 선물만 한 시간째 뚫어져라 보고 있다. 난 네게 아무것도 준 게 없는데,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되나 하고 말이지.
사람은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데, 왜 그땐 살아있는데도 정신을 못 차렸던 것인지 후회가 된다.
나 내가 선물한 게임플레이 도중에 울었다. 그날 난 세상 떠나가도록 울었다. 그렇게 울일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네가 절실하게 소중한 존재라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난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데 말이야,
그렇더라도 네가 준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현재를 소중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네. 고맙다. 네가 아니었으면 난 평생 제대로 된 삶을 살아보지 못했을 거야.
진아, 난 앞으로의 삶을 그려나갈 거야.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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