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망상에 찌들어 산다.
한 번은 다리 없는 어린 귀신이 보인적도 있다. 눈과 입이 까맣게 칠해져 보일 정도로 그 이목구비는 희미하기 그지없었는데, 마침그날 섬뜩하지도 않은데, 섬뜩하다고 느꼈던 개구리 조각상의 악몽에서 깬 뒤라,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귀에서 소름 끼치는 스스스스 라든가 츠츠츠라는 라디오에서 막 나온 것 같은 이상한 소리에서 간신히 벗어난 뒤로는, 더 그렇다.
그 귀신은 내 바로 눈앞에 있었고, 왠지 모르게 그날 그곳에 귀신이 더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바로 방에서 나왔다.
물론 당연스럽게도, 그전부터 귀신에 우호적인 내용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었다. 자 그럼 여기서 왜 갑자기 귀신이 나왔느냐? 내 망상이란 소리다.
그런데 사람이 참 이상하게도, 한번 보이니까 그다음 날에도 있는 것 같고, 기척도 그날따라 더 예민하고 생각해 보니, 그동안 이상한 일들도 많고.
그래서 그냥 신경 껐더니, 귀신들이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그 뒤론 전혀 보이지도 않는다. 덕분에 잠을 날리던 날들도 사라졌다.
신경 끄고 살자. 그럼, 내 인생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