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것만 먹는 아이, 그냥 둬도 될까요?

이 고민, 생각보다 많습니다

by 안유림

며칠 전,
학교 급식 모니터링에 오신 한 어머님이
나에게 조심스럽게 물으셨다.


“선생님…
우리 아이 이렇게 먹어도 괜찮을까요?”


어머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밥이랑 반찬은 먹어요.
그런데 고기를 거의 안 먹어요…”


“집에서도 그래요.
고기만 유독 싫어해요.”


“키도 큰 편이 아니라서…
성장이 걱정돼요.”


그 말이 참 현실적이었다.


고기만 안 먹는 아이, 생각보다 많다.


밥은 먹는다.
김도 먹는다.
계란도 먹는다.


그런데...

고기만 안 먹는다.


그래서 부모는 더 불안해진다.


“이렇게 먹어도 괜찮은 걸까?”
“단백질이 부족한 건 아닐까?”
“이러다가 키 안 크는 건 아닐까?”


그래서, 그냥 둬도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당장 크게 문제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대로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여기서 부모는 가장 헷갈린다.


억지로 먹여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계속 두자니 불안하고.

그래서 식사시간이 점점 힘들어진다.


“한 입만 먹어봐.”
“이건 먹어야지.”
“고기 안 먹으면 어떻게 해.”


이 말들이 쌓이면서

밥 먹는 시간이
점점 ‘편한 시간’이 아니라
‘스트레스 시간’이 된다.


문제는 ‘고기’가 아니라 ‘범위’다


나는 급식실에서
이 장면을 정말 많이 본다.


같은 반찬인데

어떤 아이는 손도 대지 않고,


어떤 아이는 조금이라도 건드려보고,


어떤 아이는 싹싹 다비운다.


이 차이를 보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아이들은 안 먹는 게 아니라

이미 ‘안 먹겠다’는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먹이느냐”가 아니라
“먹는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원래
좋아하는 것부터 먹는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그 상태가 반복되면서

먹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건 ‘억지 한 입’이 아니다


그래서 식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억지로 먹이는 것보다
범위를 조금씩 넓히는 방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좋아하는 음식은 그대로 두고
아주 작은 양으로 새로운 음식 같이 두기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하기
대신 계속 눈에 보이게 하기


아이들은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반복해서 보면
덜 낯설어지고,
어느 순간 한 입이 들어간다.


내가 현장에서 느낀 것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만 먹는 게 아니라

아직 먹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먹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질문도 바뀐다.

“왜 이것도 안 먹지?”가 아니라

“이 범위를 어떻게 조금씩 넓힐까?”

좋아하는 것만 먹는 아이를
그대로 두는 건 불안할 수 있다.


하지만
억지로 바꾸려는 것도
같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필요한 건

빠른 변화가 아니라
방향이 맞는 반복이다.


혹시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아이, 좋아하는 것만 먹는데 괜찮을까요?”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지금 이 아이는
안 먹는 걸까,
아직 못 먹는 걸까.


아이의 식습관은
한 번에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먹는 범위는
조금씩 넓어질 수 있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만 먹는 게 아니라,
아직 먹을 수 있는 만큼만 먹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혹시 집에서는
아이의 식사에서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작가의 이전글왜 어떤 아이는 잘 먹고, 어떤아이는 끝까지 안 먹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