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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룡 바둑랩 Jul 19. 2021

12살 스미레 쇼크

김성룡 바둑랩

[12살 천재소녀가 무서운 이유 20210718] 

 제4회 오청원배 24강전 스미레 vs 김채영


프로가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일에 책임을 질 줄 알만한 경지에 오른 사람들을 말한다. 

다들 고등학교는 졸업하고 뭔가의 프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경우가 많다면 바둑은 다른 분야 보다 최소 5년은 빨리 프로가 가능하다. 20대 후반에 전성기가 끝난다는 것은 좋은 점만 바라보던 꿈나무들에겐 비극적인 직업 선택이 될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일본바둑의 미래로 불리는 스미레는 프로9단인 아버지의 권유로 한국에서 바둑도장을 다니며 바둑을 배웠다. 그래서인지 한국말도 잘하고 붙임성도 좋아 한국의 오빠 언니들은 스미레를 좋아한다. 

스미레의 강점은 전투에 능하고 승부호흡이 좋다는 점. 아직 나이가 어리다 보니 세밀한 점이 약헤 후반이 약점이긴 한데 이건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일본기원은 스미레 프로필에만 성적 업로드를 매일 같이 한다. 일본 1인자 이야마 유타도 못 받는 특별대우다. 일본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프로2년차 스미레의 성장 속도는 눈부신데 2020년 데뷔 첫해 38전 21승17패의 성적에서 2021년 7월15일 기준 29승8패 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일본내에서는 올해 신예기사상은 스미레 라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한다. 스미레는 통산 100번째 공식경기를 제4회 오청원배 세계여자바둑대회에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했다. 실력만으로는 아직 좀 약하다는 의견이지만 대회 흥행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것이다. 


7월18일 본선1회전 상대는 우리나라 여자 4대천왕 중 한명인 김채영 6단. 제1회 오청원배에서 최정을 이기고 세계챔피언이 되었던 한국 바둑의 자존심 중 한명이다. 전성기의 김채영은 이제 25살인데 스미레와 나이차이가 무려 13살이나 났다. 


바둑은 초반 포석부터 스미레가 앞서고 중반에 업치락 뒤치락 하다 김채영의 엄청난 실수가 등장했다. 

스미레가 둔 백1에 대한 대응이 너무 안일했다. 흑2가 결정적인 패착인데 만약 백1로 둔 곳을 그냥 이어서 두었다면 김채영이 이기지 않았을까. 여기서 입은 2집 손해는 후반 치명적이었고 스미레는 자신감이 생겼는지 끝까지 반집을 지켜낼 수 있었다. 


통산 100번째 공식경기를 승리한 스미레는 68승32패 68%의 승률로 세계대회 첫 16강 진입에 성공했다. 인공지능 알파고는 5년만에 프로선수들의 기량 발전 속도를 5년을 단축시켜 준 것은 아닐까. 

스미레의 16강전 상대는 3회대회 우승자인 중국의 저우홍위다. 과연 또 한번의 기적이 가능할까... 


김성룡 바둑랩 영상 바로보기 https://youtu.be/HXZ5pLet5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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