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에는 뭐가 있을까?
하루는 그렇게 흘러간다.
눈을 뜨면 빛이 들어오고,
창밖에서 바람이 먼저 지나간다.
걷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잠시 멈추기도 하고,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가며
말 몇 마디가 흩어진다.
무엇을 했는지 말하려 하면
금세 놓쳐 버린다.
남는 건 희미한 장면,
내 안에 머무른 기분들.
때로는 발걸음이 무겁고
때로는 가볍다.
누구와 웃었는지,
무엇에 화가 났는지는 흐려지고
몸에 남은 온기와 차가움만
선명하게 이어진다.
저녁이 되면 빛은 사라지고
하루가 닫히듯 고요해진다.
그 안에서 나는
무엇을 붙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딘가엔 분명히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다.
말로 정리할 수 없는 채로
그저 또 하루가
다시 흘러간다.
어제는 뭐했지.
분명 하루를 다 보냈는데
떠오르는 게 없다.
5년 전에는 어떤 얼굴이었을까.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이 하고 싶었을까.
10년 전,
어디에 서 있었을까.
누구를 만나고,
지금 10년 전 생각대로
가고 있는 걸까.
순간순간은 분명히 있었는데
지금은 잡히지 않는다.
기억은 흐려지고
감정만 어딘가에 남아 있다.
묻고 또 묻다가도
아무 대답이 없는 자리.
그 자리에도
시간은 흘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