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있는 트라이베카의 조각품
[뉴욕 건축답사 5] 56 네오나드 Leonard -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
56 Leonard는 뉴욕 트라이베카(TriBeCa)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정의하는 주거 타워로, 스위스 건축가 헤르조그 & 드 뫼롱이 설계했다. 이 건물은 독창적이고 조각 같은 외관으로 인해 ‘트라이베카의 조각품’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는 단순히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고층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스카이라인에 예술적 조형미를 더한 건축 작품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현대 고층 건축물은 대개 경제적 효율성과 대량 생산을 중시해 단순한 형태와 반복적인 유닛 구성으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건물들은 종종 익명적이고 획일화된 구조로 인해 도시에서 정체성을 상실한 ‘건축물’로 간주되며, 거주자에게 특별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은 이러한 고층 건축의 전형적인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56 Leonard Street는 각 층과 유닛이 독립적으로 설계된 듯한 비대칭적 외관을 통해 익명성과 반복성을 거부하며, 모든 유닛이 개별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갖추도록 설계되었다.
56 Leonard Street는 건물 자체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조각 작품처럼 보이도록 설계되었다. 건물의 비대칭적 형태와 픽셀화된 외관은 전통적인 고층 건물의 정형성과 대조되며, 각 층이 유기적으로 쌓여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발코니와 창문 배치는 층마다 다르게 설계되어, 뉴욕의 역동적 풍경을 다양한 각도로 담아냈다.
이곳 56 레오나드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기단부에 있는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의 반사 조각 작품 ‘The Bean Sculpture' 때문이기도 하다. 이 콩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되어 도시 풍경과 하늘을 반사하며, 주변환경과 상호작용하여 건축물의 독창적 디자인을 극대화를 한다. 56 Leonard와 아니쉬 카푸어의 조각은 건축과 예술이 상호작용하며 도시적 아이콘을 형성한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56 레오나드는 아파트이다. 주위를 얼쩡거린다고 나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지 않는다. (무섭게 보이는 가드에게 컷 당했다. 당연하지....) 내부를 보지 못한 건축물의 답사기를 작성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잠시 고민했지만, 이 건축답사기는 사실 답사 형식을 빌린 나의 건축학습 과정이다. 그러하기에 그냥 공유한다. 무엇보다 헤르조그 & 드 뫼롱이다. 이들의 건축이 혹시 뉴욕에 있나 검색해서 찾아두었다.
헤르조그 &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은 스위스 바젤 출신의 자크 헤르조그와 피에르 드 뫼롱이 설립한 건축사무소다. 두 사람은 유치원 때부터 친구였고,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에서 건축을 공부하며 협업을 시작했다. 1978년 바젤에 사무소를 열었고, 이후 현대 건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헤르조그와 드 뫼롱은 성향과 강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자크 헤르조그는 예술적 비전과 창의력을 중시하며 대담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피에르 드 뫼롱은 기술적 디테일과 실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협업은 서로의 강점을 보완하며, 복잡한 설계를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건축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나는 유아기부터 친구인 이들의 특별한 관계가 참 좋다. 인간적이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며 강한 신뢰를 쌓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성향 덕분에 협업에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헤르조그의 예술적 감각과 드 뫼롱의 기술적 역량이 결합해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이들의 설계 철학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재료와 그 재료가 가지는 텍스처를 통해 건축물 자체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두 번째로는 건축물이 들어서는 장소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존중하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한다. 마지막으로 건축과 예술을 결합해 공간 자체가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에 이들의 건축은 도시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장소의 맥락과 재료의 특성을 존중하며, 실험적이고 예술적인 표현을 통해 현대건축의 가능성을 계속 확장하는 그들을 동경한다.
그럼에도 이곳에 와서 보니 고민스러운 점이 있다. 이곳 트라이베카는 과거 산업 창고 지역에서 고급 주거지로 변모하는 곳이다. 뉴욕의 빠른 도시적 변화와 경제적 성장을 그대로 반영한다. 56 Leonard는 이러한 고급화의 상징적 건축물 중 하나이다. 건축이 가진 힘으로 이 고층 건축물이 도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이 건물은 높은 분양가와 제한된 접근성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과의 괴리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이는 뉴욕의 고급 주거 시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이며, 공공성과 접근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일 듯 하다. 우리가 좋아하는 건축가들의 작업이 몇몇 부자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것이 너무 아쉽다..그래도 이곳은 콩이 있어서 다행이다.
뉴욕답사의 주요정보출처
▶ 뉴욕시 건축가 협회(AIA New York Chapter)
▶ 뉴욕시 랜드마크 보존위원회(NYC Landmarks Preservation Commission)
▶ 뉴욕시 건축 센터(Center for Architecture)
▶ 뉴욕 공공 도서관(NYPL) 디지털 컬렉션
▶ 뉴욕시 공식 관광 웹사이트(NYCgo)
▶ 위키백과
▶ 디진
▶ 아키데일리
▶ Wikimedia Commons
▶ 해당건축가의 홈페이지
▶ 인물 이미지는 프리츠커 페이지에서
▶ 답사 외 소소한 일상
- 오늘은 종일 센트럴 파크를 걸었다. 정말 넓~~~~~~다. 자연공원이 아닌, 인간이 만든 공원이라는 것에 경의를 표한다. 동네 꼬맹이 들이 썰매를 타려고 다 집합한듯 하다. 역시 도시에는 아이들의 웃는 소리가 있어야 한다. 그 아이들 덕에 세상이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좋다.
- 오늘도 피자 한판!!! 클리어.
- 트럼프 취임날이다. 뉴스가 온통 취임식이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