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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TheBall Nov 30. 2021

딸과 아빠의 티키타카

두 아이 아빠의 육아 전략

티키타카라는 말은

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뜻하는 말로

스페인 프로 축구리그의 유명한 팀인 FC바르셀로나의 축구 전술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선수들 사이에 패스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 점유율을 높이고

좁은 공간에서도 쉽게 상대 선수를 제쳐내는 모습을 보이며,

잘 짜인 조직력, 안 보고도 서로 마음을 아는 듯한 결집력을 의미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서도 서로 마음이 맞아 빠르게 주고받는 말도 티키타카라고 한다.


말도 조리 있게 잘하고, 심지어는 농담도, 말의 변형도,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는

6살 딸과의 티키타카는 너무 즐겁다.


딸아이가 자라고 나서도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계속해서 딸아이와 티키타카 할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응. 네. 와 같이 단답형으로 대답하거나 일방적으로 질문하고 답하는 사이는

티키타카라고 말할 수 없다. 서로 고민을 털어낼 수 있고 딸아이라고 해도 말로 위로받을 수 있고

짧게 스쳐 지나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도 유머와 신뢰가 묻어나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다.


가을이라 낙엽이 굴러다니는데

산책을 하다가 동료와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낙엽이 구르는 모습만 봐도 깔깔 웃는 나이가 어린이, 청소년인데

학교에서 공부하고 고생하며 점점 웃음을 잃어가는 게 안타깝다고.

딸아이가 좀 더 크면 그 웃음을 친구들한테만 내비치고

부모에게는 무표정을 주는 게 너무 아쉬울 것 같다고.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

우선은 그런 관계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한 가지 아이와 티키타카를 하기 좋은 팁은

밥을 먹을 때나 놀이를 할 때 보다 같이 손을 잡고 한 방향으로 걸을 때인 것 같다.

서로 계속 쳐다보고 있지 않아도 되니 부담도 적고 기분 좋은 걸음으로 대화도 술술 잘된다.


아빠는 딸과 손잡고 걷고 이야기하는 산책시간이 너무 좋다고, 소중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크면 같이 안 걸어줄 거지라고 투정 부렸더니

계속 걸으면 되지, 우리가 멀어지지 않도록 자주 걸으면 되지 하고 오히려 아빠를 달래주는 6살 딸아이

앞으로도 언제까지고 티키타카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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