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전해드립니다
"편지는 상대가 너에게 쓴 마음과 진심이잖아.
뭐가 됐든 일단 받아, 읽은 뒤는 네 선택이니깐."
해가 지고, 달빛이 포근하게 밤거리를 감싸자 텅 비어 있던 건물 안이 작은 우체국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안에는 은은한 조명이 깔려 있었고, 책상에는 편지가 흩어져 있어 정겨운 느낌이 드는 이곳은, 세상을 떠난 이들이 저세상으로 돌아가기 전 사랑하는 존재에게 마음을 전하는 곳이다.
"어서 와."
딸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체국 문이 열리고, 작은 소녀가 들어오자 제이는 정리하던 편지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찬장 위에 달린 작은 조명을 보았다. 제이는 손님으로 사람이 들어올 때는 조명 색이 조금 따뜻한 노란빛으로, 동물이 들어올 때는 은은한 주황빛으로 비추어지게 설정해 손님맞이를 준비하곤 했다.
이번 조명 색은 주황빛. 소녀는 은은한 빛을 받아 반짝이는 눈망울과 부드러워 보이는 밝은 갈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이곳을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둘러보고 있었다.
"이번에는 동물인 것 같네."
책상에 앉아 있던 소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소녀를 유심히 관찰했다.
"응, 맞아."
"포메라니안이지?"
"어떻게 알았어?"
"그냥 감?"
"그게 말이 돼?"
"안 될 건 없잖아."
소년이 얼버무리며 웃자 제이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소녀에게 갔다. 소년과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웠는지 제이와 소녀가 대화하는 내용은 잘 들렸다. 차분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마지막 인연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이의 모습이 소년의 눈에 담겼다.
"잘 하네."
소년은 조용히 제이가 정리하다 만 편지를 집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 저 순간에는 제이의 역할이였고, 소년이 끼어들 틈은 없었다. 소년도 그 약속을 잘 기억하고 있었고,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움은 제이가 하던 일을 마무리해주는 것뿐이였다.
언제나처럼 늘 그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