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책을 읽고 삶이 바뀌거나 성공했다?

<어느 날 책을 선택했다 2>

by 나승철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었다거나 돈을 많이 벌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언론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등장한다. 미국의 유명한 세계적 갑부 몇몇의 독서 관련 이야기는 식상할 정도로 많이 듣고 보아왔다. 그들의 이야기는 대개 종교에서의 간증과 비슷한 면이 있다. 신이 못난 자신을 버리지 않고 자신을 위해 은혜를 베풀어 성공했다는 간증은, 우주가 자신만을 위해 돌아가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소리 내어 말하거나 글로 쓰면 이루어진다는 성공 비법은 아직도 우리 주위를 맴돈다. 독서도 하나의 종교나 자기 계발적 요소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과연 그럴까? '인생 책'을 만나면 삶이 바뀌고, 책을 많이 읽으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까?


어느 서울대 졸업생의 성공 신화가 생각난다. 성적이 밑바닥이었는데 예쁜 이성을 만나려고 노력해서 결국은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놀라운 이야기다. 천 명이 도전해서 아마 한 명 겨우 성공할까 말까 하는 내용이다. 나도 그랬다. 공부 잘하는 미모의 여학생을 사귀면서 나도 반드시 명문대에 들어가겠다는 다짐을 고등학교 내내 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명문대에 들어간 여학생과의 이별은 당연했다. 별로 내세울 게 없는 나도 했으니 누구나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하면 된다'라는 신화는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먹히는 주제다. 아니, 인류가 지속되는 한 그런 말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독서의 가치 역시 세속적인 성공으로만 정의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 책을 많이 읽고도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서 독서가 의미 없는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선택한 이후, 책을 많이 읽으면서 나는 오히려 나의 부족함의 정도를 점점 깊이 깨닫는 중이다. 부와 권력까지는 아니더라도 글을 잘 쓰는 사람조차 되지 못한 나에 대한 반성이고 성찰이기도 하다. 책 많이 읽는다고 인생이 180도 바뀌며 부가 따라오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나는 몸소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내 인생의 끝은 나도 궁금하다. 평생 배우기만 하면서 내 인생이 끝날 수도 있다. 별다른 결과물도 없이 노력만 죽어라고 하다가 하늘의 별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독서는 독서 그 자체만으로도 보상을 했다고 생각한다. 모자람의 깨우침을 분명하게 전달했으니까! 이 정도로 만족한다. 주위의 조롱이나 비웃음에도 나의 한계를 절실하게 깨달으며 책을 통한 배움은 멈추지 않겠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건강에 신경 쓰며 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 오로지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다. 당신은 무엇 때문에 책을 읽고 있는가.

수, 일 연재
이전 03화33. 읽은 책 내용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