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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철 Nov 02. 2022

<내 인생의 책 4> - '변신'

- 인간 실존 문제를 고민하다 - 

<내 인생의 책 4> - '변신'(프란츠 카프카, 박종서 옮김, 동서문화사)


부모가 사장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5, 6년은 더 일해야 하는 그레고르 잠자는 상점의 외판원이다.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한 마리의 벌레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식구들은 충격에 빠지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한다. 자물쇠가 채워진 방에 갇힌 그레고르는 누이동생이 가져다주는 음식을 겨우 먹으며 육체적, 정신적 심한 고통과 싸운다.


카프카는 어설픈 유대인과 성장 과정의 정체성 혼란으로 어두운 성격을 소유한다. 언어나 문화면에서는 독일인이지만, 유대인이기에 프라하의 독일인 사회에서 고립되었고, 지식인이었기에 유대의 소산으로부터도 소외되었다. 주위 사람들과 사회, 신과의 관계 등 모든 것과의 관계가 파탄 상태였다.


그레고르의 힘으로 마련된 집과 살림, 부모는 나이 많고 누이는 아직 17살에 불과, 그는 가정의 어진 아들이었고 사회적 모범생이었다. 그의 존재는 사회와 가족을 위함이었지 자신을 위한 존재는 아니었다.


아버지는 수위로, 누이는 여점원으로 취직하고,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며 생계를 마련한다. 벌레에 대한 분노는 아버지로 하여금 사과를 던지게 하고, 그 사과는 그레고르의 등에 박혀 깊은 상처가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어머니는 그래도 그레고르의 건강을 걱정하지만 되돌아올 수 없는 그레고르의 몸에 대한 탄식은 절망으로 서서히 바뀌어간다.


아픈 몸으로 숨은 이어가고 있지만 사람의 모습이 될 수 없다면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점점 높아지고, 허전하고 고요한 명상 속에 새벽을 지날 때 마지막 숨을 쉬고 그레고르는 고개를 떨군다. 너무나도 말라있었던 그레고르의 사체.


식구들은 결근계를 내고 하루를 쉬기로 한다. 전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새로운 희망과 계획을 세운다. 그레고르는 없지만 그래도 살아야 하겠기에. 안타까운 마음은 들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하겠기에.


극한 상황에 놓인 현대인이 꾸는 악몽의 세계는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다. 우리들도 꿈속에서는 얼마든지 경험할 수 있는 상황 아닌가. 실용과 효율이 우선되는 현대 사회는 인간이 본성을 유지하는 것에 별 관심이 없다. 기능화, 추상화, 비인간화되어가는 세상을 비판한다. 


'이익 사회'에서 개인의 존재는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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