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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효당 Jul 22. 2023

체에 걸러진 글들 1

화살이 떨어지는 자리에 과녁판을 세워야 처세하는 데 걱정이 없다.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다빈치)     


상상력은 관찰 가능한 외양의 진부함을 뛰어넘어 순간성과 영원성이 하나가 되는 상응의 세계로 뚫고 들어가는 마음의 능력이다(보들레르)     


세상 혹은 자기와 싸우다 패배하여 자책과 회한의 날을 보내고 있는 이에게 이 세상에는 그럼에도 당신의 자리가 있다고 분명히 말하는 시(신형철)     


맹세를 한 것은 내 혀고, 내 마음은 맹세하지 않았다(에우리피데스)     


지금 네 앞에 서 있는 이가 천사일지 모른다.     


자신이 경험한 세계의 특별한 감각과 고유의 분위기를 객관적인 사물이나 풍경과 연결해 구축하는 재능(김봉곤 소설에 대한 한영인의 글)     


우리를 체제와 자본에 접속시키고 동화시키는 게 바로 문화(장정일)     


아름다운 글은 정직한 글이다     


습관이 오래되면 성품이 된다(연암)     


신하들을 등용하는 것은 장작을 쌓아 올리는 것과 같다. 뒤에 온 사람이

윗자리를 차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잎을 보호하기 위해서 가지를 상하게 해서는 안 된다.     


외국을 여행할 때는 고국을 돌아보지 말라(피타고라스)     


풍광은 끊임없이 변한다. 똑같은 아침저녁은 없다.     


고통에 도달하는 길은 고통뿐이다(신형철)     


명사십리가 아니라면은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삼월이 아니라면은 두견새는 왜 울어(정선 아라리)     


좋은 것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기억된다(이은혜)     


좋은 산문은 창문과 같다(조지 오웰)     


글쓰기는 죽음의 두려움에 대한 반작용이다.     


포기처럼 아늑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황현산)     


바흐 음악은 일정한 통과의례를 거쳐야만 비로소 그 음악 앞에 설 수 있을 정도로 그 음악과 보통 음악 사이에는 하나의 벽이 가로놓여 있는 것 같다(송영)     


평생 내가 내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문득 공포로 느껴지는 때     


언덕이 되어주는 사람     


가을은 소리가 안으로 스미는 계절이다. 가만가만히 귀를 기울여야 한다(김춘수)     


정보 과잉 시대, 차라리 모르고 살았던 옛날이 나았을 것.     


자신의 열정의 지옥을 통과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다(융)     

위대한 과거의 것들은 우리가 착각하듯 죽지 않고 단지 그 이름이 바뀌었을 뿐이다(융)     


규칙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형벌이 많다는 것     


새벽에 종이 울리면 사라지는 유령처럼     


마주 보는 것은 타자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이현석)     


빛을 가장 먼저 아는 것은 어둠이다     


절망은 선택이다.     


삶이 고통스러워지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어둠이 혼자 그의 맨발을 씻기고 있었다.     


무엇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다(문광훈)     


관계란 타자의 가치를 향해 스스로를 여는 것을 말한다.       


개나리, 진달래가 활짝 피었을 때는 이미 봄이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노인들은 희망을 다시 만들고 키울 수 있는 시간이 없어서 슬픈 반면에 그 모든 희로애락에서 손을 떼고

그것을 다 읽은 책장처럼 넘길 수 있어서 아름답다고 했다(최하림)    

 

사람은 상처를 입음으로써 남에게 상처 입히는 방법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능멸을 당함으로써 남을 능멸시키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한다(이윤기)     


무엇을 먼저 안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이윤기)     


밖에서 겨울을 나지 않은 알뿌리 식물은 봄이 와도 꽃을 피우지 못한다.     


소리가 거문고에 있다 하면 갑 속에 놓았을 젠 왜 울지 않나

소리가 손가락 끝에 있다면 그대 손가락 위에선 왜 안 들리나(소동파)     


“제가 바라는 것은 아주 작습니다. 이 인생이 의식衣食이나 조금 넉넉해져서 산수 사이에서 유유자적하다 죽었으면 합니다.” 허공의 목소리가 크게 웃었다. “이는 하늘나라 신선의 즐거움이니 어찌 쉬 얻겠는가! 그대가 부귀를 구한다면 그것은 가능하리라“(허균 『한정록』)     


오뉴월 화톳불도 쪼이다 물러나면 섭섭하다

쥐를 잡으려다 독을 깨는 격

가는 길이 험했다면 오는 길은 편해야지

오뉴월 가뭄에 내리는 단비처럼

옛말하고 살아라.

바위는 내가 들고 게는 딴 놈이 줍는다.

비를 피하려다가 낙숫물을 뒤집어쓴다.     



(책 읽다가 여기저기 적어 놓은 것을 모아 보았다. 그때는 좋았던 말이 다시 보니 그저 그런 것도 있다. 그래도 자칫 잊고 넘어갈 문장들을 다시 읽어보는 일이 영 무의미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출처가 있는 것은 적었다. 몇 개는 내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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