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습관이 뿌리를 잘 내리고 싹을 틔우고 있다.
영어 공부하자 할 때는 말을 듣지 않던 몸이었는데,
글을 쓰자 하니 알람 소리가 울리지 않아도 뇌가 신호를 보내지도 않아도 몸이 반응을 한다.
시간을 보니 4시 16분.
알람을 4시 30분에 맞추어 놓았는데 울리기 전에 일어났다.
빗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아파트 살 때는 눈으로 비를 알 수 있었지만 여기서는 귀가 먼저 눈치를 챈다.
커튼을 열어 보지 않아도 지붕과 창을 통해 그들을 만난다.
잠에서 깰 때 듣는 빗소리는 언제나 좋다.
1층으로 내려가 차 내릴 물을 올려놓고 세수를 한다.
몸은 일어나서 움직이지만 아직 머리 속은 부팅 중이다.
그 때 제일 좋은 약이 차가운 세수다.
정신이 번쩍.
거울 속 한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건다.
하기 싫은 것 억지로 하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해.
외국에 산다고 영어를 반드시 장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 너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그 후에 해도 괜찮아.
새벽에 만나는 나를 기다리게 된다.
차를 내려 명상을 한다.
처음에는 잔잔한 음악을 들었는데,
영어 공부한다고 영어로 된 명상을 켜놓고 가만히 눈을 감는다.
한 달째 듣고 있지만 들리는 단어만 들리고 안들리는 단어는 절대 안들린다.
명상을 하려고 하지만 영어 단어만 쫓아다닌다.
그렇게 명상 아닌 명상을 마무리하고 브런치 공모전을 위해 브런치에 접속.
9번째 글을 올리기 위해 하얀색 화면을 노려보지만 영 시원치가 않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작가님들은 어떻게 쓸까.
다른 작가님들 글을 읽다보면 박수를 치게된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어떻게 이런 생각을.
잠시 그들을 내 옆으로 모시고 와서 한 문장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목차를 만들 때는 머리 속에서 스파크가 튀어서 만들었을텐데.
소제목과 주제문을 봐도 영 떠오르지가 않는다.
이 문장을 썼다가 지우고 저 문장을 썼다가 지우다가 핸드폰으로 손이 간다.
카톡을 열었다.
여기는 평범한 토요일 새벽인데, 카톡을 보니 명절 기분이 든다.
이 방 저 방에 다니며 명절 인사와 함께 이모티콘을 남긴다.
시차를 넘어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다시 하얀 화면을 바라본다.
여전히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번에는 인스타를 열고 손가락으로 스크롤만 위로 올린다.
딱히 무엇을 보고 싶어 들어온 것이 아니기에 흠찟 놀라며 핸드폰을 내려놓는다.
생각을 멈추면 손가락은 계속해서 움직인다.
신기하다 어떻게 정신과 몸이 따로 놀 수가 있지.
딴짓만 하다가 하얀 화면에 이렇게 글 주제와 다른 내용을 적고 있다니.
글이 안 써진다고 끙끙대다가 일기를 적어버렸네요.
그래도 이렇게 하나의 글이 완성되었어요.
잠시 컴을 끄고 다른 일하다 문득 떠오르면 다시 와야겠어요.
작가님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