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들! 한 번쯤은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의외로 많은 내담자분께서 저에게 털어놓는 고민이랍니다. 그리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정말로 다양한 상황으로부터 이러한 고민을 하시게 되지요. 데이트 비용을 내가 더 부담하는 것 같다던지, 내가 항상 연락을 기다린다던지 하는 식이지요. 가장 답답한 상황도 있어요. 가령, 분명 배려를 받는 것 같은데, 오히려 서운한 감정이 드는 상황이요! 이런 상황이 오면 진짜 힘들고 고민될 수밖에 없는 게, 내가 거기서 상대방에게 뭐라 하면, 상대방이 해주는 배려를 인정해주지 않는 나쁜 사람이 될 거 같거든요. 결국 어떤 분들은 ‘내가 마음이 뜬 건가?’라는 아주 우려스러운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사랑은 계산적으로 해야 한다!’
이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분들은 공감하실 수도 있고, 어떤 분들은 내키진 않지만 맞는 말인 것 같다고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랑을 왜 계산적으로 해? 그게 사랑이야?’와 같은 거부감을 느끼실 수도 있구요. 만약 이런 주장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계시다면 이건 어떨까요?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당신에게 상처를 준다 해도, 당신은 그 사람에게 헌신해야 한다!’
예시가 다소 극단적이지요? 하지만 이런 주장이 ‘상대방을 사랑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실제로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누군가를 보면 ‘너 그거 가스라이팅 당하는 거야.’, ‘상대방이 나르시시스트야.’ 같은 이야기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여러분은 이미 사랑을 ‘계산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예요.
이번에는 사랑을 계산적으로 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 소개해 볼까 해요!
아무도 이런 관계를 '바람직하다.'라고 생각하진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여러분도 사랑을 '계산적으로' 하고 계신 겁니다!
일단, ‘사랑’이 대체 뭘까?
사랑을 계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이전에 ‘사랑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어요.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자신의 저서 ‘사랑의 기술’을 통해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배우고 노력해야 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맞아요! 사랑은 ‘감정’이 아닌 ‘기술’의 영역이랍니다. 감정인 것과 감정이 아닌 것이 차이는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님의 비유를 활용하면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만일 여러분이 최근에 알게 된 사람이 있고, 그럭저럭 친해지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상대방이 여러분에게 다소 심한 장난을 치는 거예요. 조금 아프게 때리기도 하고, 때로는 일부러 여러분을 외면하기도 하구요. 여러분은 당황스럽고 서운할 거예요. 그래서 상대방에게 ‘너 요즘 나한테 왜 그래?’라고 물어봤습니다.
이때 상대방이 ‘사실은 ~~ 한 일 때문에 내가 너한테 서운한 점이 있어서 그랬긴 했어.’라고 털어놓는다면 여러분은 상대방의 생각을 존중하고 받아들이실 수 있나요?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받아들이지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감정은 그럴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상대방이 이렇게 말한다면 어떨까요? ‘사실은 그게 다 너를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고요. 그때도 똑같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나요? 몇몇 포용력이 높은 훌륭한 분들을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겁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관계’이기 때문에 그래요.
‘감정’은 상호성이 꼭 필요하지 않아요. 물론 상대방이 나를 좋은 감정으로 대해주면 나도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지요. 하지만 ‘관계’는 상호성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나를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면 그건 ‘사랑’이 아니에요. 우리는 그걸 ‘짝사랑’이라고 부르기로 했거든요.
결국, 사랑은 ‘좋아하는 감정’에서 시작된 마음의 변화가 ‘관계’로 확장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럼, ‘관계’는 대체 뭘까?: 사회적 교환 이론
아주 중요한 개념이 등장했어요. ‘관계’라는 것이지요. 사랑이 관계라면 관계는 대체 무엇일까요? 미국의 사회학자인 조지 호만스(George Homans)는 ‘사회적 교환 이론’을 통해 ‘조직과 조직구성원의 관계’를 설명했어요.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는 어떤 조직이나 조직구성원에게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혜택이나 편익을 얻으면서 사회를 유지한다는 내용이에요! 그리고 많은 학자들은 ‘사회적 교환 이론’을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도 적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이런 면에서 ‘관계’란 ‘두 명 이상의 사람이,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서로 교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저는 이걸 따로 분리해서 ‘관계적 교환 이론’이라고 부를게요!
‘사랑’은 관계이고 ‘관계’는 ‘가치를 교환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서로 동등한 가치가 교환되어야 한다.”
올바른 가치 교환이 일어나는 관계의 예시! 이런 사랑, 해보고 싶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관계에 균형이 잡혀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떠올리셨겠지만, 이것이 ‘갑을 관계’가 정해지는 이유랍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랑을 계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지요. 가장 이상적인 연애는 ‘갑을 관계가 없는 연애’ 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이상에 가깝고, 현실적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내가 갑이 되거나, 상대방을 갑으로 올려주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이걸 하기 위해서는 나는 상대방으로부터 무엇을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나는 상대방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해요. 이것이 바로 ‘사랑을 계산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더불어 말씀드리자면, 여기 말하는 ‘계산’이라는 것은 마음속의 저울과 같은 개념이라는 것이지, 손익계산서처럼 차가운 개념은 아니라는 것도 강조하고 싶네요!
중간 결론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꽤나 진지하게 관계를 돌아보고 계신 분일 거예요. 우리는 지금, 사랑을 감정이 아닌 관계로 보고, 그 관계 안에서 주고받는 ‘가치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우리가 주고받는 '가치' 역시 단순한 계산서로는 설명할 수 없죠.
하지만 이미 글이 길어졌기 때문에 여러분이 힘들어할 수도 있다는 걸 이해하고 있어요! 그래서 잠깐의 인터미션을 가져볼까 합니다!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재미있게 제 글을 읽어주시는 거니까요! 다음 글에서는, ‘어떤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고, 그 가치들은 어떤 성질을 갖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