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는 항상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내가 무언가 부족해서,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서, 도망치는 것 같아서.
그래서 매번 사표를 쓸 때마다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스무 살 후반,
내 이력서에는 여섯 번의 회사 경력이 남았다.
놀이공원 판매샵, 구매부, 인력 파견 회사, 다시 구매부, 은행 인턴, 영어학원, 영어과외.
경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나 초라한 개월수들이었다.
어디에서도 1년을 채운 적이 없었다.
1달 반, 3개월, 7개월, 10개월, 1년.
조금씩 늘어나긴 했지만,
마지막은 언제나 퇴사였다.
회사를 그만둘 때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 때문이었다.
나에게 친절하지 않았던 직장 선배,
자꾸만 오타가 나는 내 보고서,
자격증과는 달랐던 실무 엑셀,
매일 반복되는 청소,
그리고 나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던 다른 부서 부장님까지.
나는 버티고 싶었다.
입사 동기와 함께 옥상에 올라가
서로를 다독이며 버텼다.
“힘들어 죽겠어.”
“나도. 하루에도 열두 번씩 그만두고 싶어.”
매일 그만두고 싶다는 동기에게
“그렇게 힘들면 그냥 때려치워.”
하지만 그 말은
사실 그녀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외치는 말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녀보다 먼저
내가 사표를 썼다.
회사 생활은 나를 어른으로 만들기보다,
오히려 더 작게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끈기가 부족하다.”
“한 우물을 못 판다.”
“이래서야 어디 가서 뭘 하겠냐.”
그 말들이 가슴에 박혔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다.
나는 그냥, 나다운 길을 찾고 있었던 거라고.
마지막 퇴사 이후,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28살이었다.
사회라는 커다란 흐름에서 잠시 내려와
아이들과 집이라는 작은 세계 안에 머물렀다.
낮에는 젖병을 씻고, 밤에는 아이들을 재우고, 틈틈이 책을 읽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이제 안정됐네.”
“넌 좋겠다. 30도 되기 전에 두 아이 엄마잖아. “
하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뭔가를 만들고 싶고, 배우고 싶고, 세상과 연결되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육아는 나를 잠시 멈추게 했지만,
완전히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 진짜 나로 살아야겠다 ‘는 다짐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여섯 번의 퇴사와
두 아이의 탄생.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든 이력이다.
흩어진 것처럼 보였던 길들이,
사실은 하나로 이어지고 있었다는 걸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