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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Nov 29. 2022

SOFA 사동에 다시 가다

  2007년 말 3년 6개월간의 총무과 생활을 마치고 보안과로 돌아왔다. 야간근무에 들어가기로 되어있었는데 갑자기 보안 일근 방호, 소방, sofa업무를 보라고 해서 어찌 된 일인가 알아보니 담당자가 전임자로부터 업무 인계받은 지 한 달도 안 되어 청감사에 지적당해 경고를 받은 후 못하겠다고 손들었는데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내게 그 업무를 맡긴 것이었다.

  방호. 소방, sofa 수용자 관련 행정 업무 모두 만만치 않아 심적으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던 터에 경고까지 받았으니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을 것이다.

  특히 sofa 수용자들이 자기들끼리 싸움을 하기도 하고 직원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해 복잡한 상태였다.

  몇 년 만에 sofa 사동에 들어가 보니 보안과 담당과 수용자들 간 사이도 안 좋았고 수용자들 간에도 차가운 기운이 돌았다. 영치청소부로 출역하며 나와 몇 년 동안 함께 생활했던 G와 R도 출소하여 미국으로 돌아간 지 몇 년 되었고  내가 아는 수용자는 한 명도 없었다. 10여 명의 sofa수용자와 인사를 나누며 G와 R이 지내던 방을 보니 그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이 떠올랐다. 그때 있던 친구들은 청소도 잘하고 분위기가 괜찮았는데 지금 내 앞에 있는 sofa수형자들은 냉담하기 짝이 없었고 청소도 안 하고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이들을 바로 잡아야 하나? 막막했다.

  생각 끝에 일단 환경부터 깨끗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취사장부터 가서 찌든 때를 벗기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그렇게 sofa 사동 가스레인지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있어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는데 3일째 되는 날 sofa수용자 웨스트브룩이 "우리 일인데 왜 이걸 당신이 하느냐?"며 내 청소도구를 빼앗아 지가 하는 것이었다. 몇 달 전 담당 직원을 폭행했던 수용자였다. 며칠 후에는 비가 많이 와서 빗물이 복도로 흘러 들어와 내가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어내고 있는데 웨스트브룩이 불쑥 튀어나와 빗자루로 물을 쓸어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그들에게 출소한 sofa수용자들과 함께 생활했던 얘기를 해주며 내가 몇 년 전 sofa 사동 담당이었고 말해주니 나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나를 신뢰하고 따르기 시작하였다.

  그들과 사동 담당의 사이를 좋게 하기 위하여 사동 담당으로 하여금 sofs수용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것을 건의하였고 이를 계기로 사동 담당과 sifa수용자들의 사이가 좋아졌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살을 기도한 전력이 있는 넬슨은 나를 엉클이라 부르며 무척 잘 따랐고 다른 sofa수용자들도 나에게 가족 이야기를 하며 친밀감을 표시하였고 SOFA 수용자들을 적대시하던 사동 담당도 수용자들과 농담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1년 후 sofa 수용자 한글교육이 법무부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sofa 사동 담당이 법무부장관 표창을 수상하였다. 교도관으로서 보람을 느낀 뿌듯한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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