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와 사랑 Jan 23. 2022

노역 집행의 심각한 문제

보안과 야간 근무하던 어느 날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노역수 한명이 괴이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방안에 벌레가 기어 다닌다며 화장실 변기 위에 올라가 창살에 매달리려고 하고 방안에 있는 물건들을 집어던지고 이상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알코올금단 증상이었다.

야간에는 잘 넘어갔는데 주간근무자가 무심코 문을 열다가 노역수가 던진 그릇에 머리를 몇 바늘 꿰매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단현상은 통상적으로 알코올 중독 걸린 사람들이 교도소에 입소하여 3,4일째 되는 날 발생하는데 3일정도 난리를 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알코올 중독자들은 몸이 약해질 대로 약해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수갑이나 포승 사용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교도소에서 발생하는 사망 사고 중 노역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중환자들이나 알코올중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형집행중 가장 모순된 것 중 하나가 노역장유치집행이다. 벌금을 납부하지 않은 사람들을 벌금액에 대한 환산일수 만큼 노역장(교도소)에 유치시켜 노역 (작업)을 시킨다는 것인데 노역수의 대부분이 몸 상태가 안 좋아 작업을 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단기간의 교도소 생활동안 마땅히 시킬 작업이 없다. 징역에 이어 노역집행을 받은 자등 극히 일부분의 사람들이 작업을 할뿐이다.

 

  백만원도 안되는 벌금에 해당하는 노역을 집행하기 위하여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할 중환자들을 데리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몇 천만 원의 국가예산이 병원비로 지출되곤 한다. 검찰직원들에게 항의를 해도 형집행이 우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벌금액수도 얼마되지 않는 사람들을 굳이 교도소에 수용시켜 국가예산을 수십배 더 소요되게 만드는 이유를 알수 없다. 자신 경영하는 회사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럽다.  ​

 

  노역집행의 또 다른 문제점은 노숙자 또는 노숙자와 다름없는 노역수들이다. 이들은 사회에서는 병원치료비나 약 사먹을 돈도 없고, 밥을 굶어도 누구하나 관심을 가져주지 않지만 교도소에 들어오면 교도관들이 애로사항을 청취해주고 아프면 치료해주고 약도 지급해주고 밥 굶을 일도 없기 때문에 교도소에 한번 들어와 봤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치료비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암환자들이나 중환자들도 교도소에 들어오면 병원에 내보내주고 약도 지급해준다. 노역 전과 수십범들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앞으로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차라리 사회복지시설에 예산을 투입하여 알코올 중독 걸린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등 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한 사회재활 시스템을 구축하여 재범을 예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된다.

 

  교도관들이 한결같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나 귀를 기울이는 이는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작가의 이전글 정의란 무엇인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