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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Jan 19. 2022

정의란 무엇인가?

  입출소 근무자가 내일 아침 출소자 중 1명이 혼자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안 좋아 요즈음같이 추운 날씨에 출소를 시켰다가 길에서 사망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하여 확인해보니 4일 전에 입소한 수용자였다.

입소할 때부터 건강 상태가 매우 안 좋아 곧바로 의료 사동에 수용되어 있는 노역수용자였다. 초범에 벌금 50만 원(노역 5일)인데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을 교도소에 데려온 법 집행이 과연 정의로운 것인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직원에게 새벽에 내보내지 말고 아침 식사한 후 7시 넘어서 출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후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하였더니 본인도 수긍하여 다음날 7시 넘어서 출소 절차를 밟는데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5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70대 중반의 노인네의 모습이었다. 볼이 쏙 들어가 광대뼈가  심하게 튀어나왔고 이빨도 앞니 2개만 남아 있는데 그마저도 썩어서 언제 빠질지 모르는 상태였다.

 마치 임종을 앞둔 사람의 모습처럼 보였다.

​ 몸 상태에 대해 물어보며 집에 갈 수 있겠냐? 고 물어보니 당뇨가 심하고 걸음도 보행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여 보행기는 어디에 있냐? 고 물어보니 체포될 때 집에 두고 몸만 왔다고 한다.


 보호 관계도 확실치 않아 출소를 시키자니 아무래도 안 좋은 일을 당할 것 같고 한숨만 나왔다. 집주소를 물어보니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 소에서 차로 40여 분 떨어진 곳이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도저히 혼자 보내서는 안 될 것 같아 아침에 그쪽 방면으로 퇴근하는 직원에게 부탁하여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사회복지가 교정복지보다 못할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순간이었다.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할 사람을 돌보아 줄 사람도 없는 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 사람, 요양병원에 입원해야 할 사람들을 교도소에 데려오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법 집행인가? 회의를 느끼게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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