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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Jun 25. 2022

어머니 하시는 말씀

군복무할때 어머니께서 휴가 나올때마다 매번 하시는 말씀이 후배 병사들 절대 때리지 말고 잘해 주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마다 그런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시라고 대답하곤 했다.

교도관이 된 후 어머니께서는 내게 " 죄인들 불쌍히 여기고 절대 때리거나 괴롭히지 말라"는 당부말씀을 수시로 하셨다. 한달여전에 뵈었을때도 어김없이 그 말씀을 하셨다.

아기를 업고 남편을 접견 오는 여성민원인들을 보면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며 가슴이 짠해진다.

아버지께서 후두암으로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 입원해 계실때 마약성 진통제에 취해 잠드셨다가 잠시 깨었을때 리둥절한 표정으로 "여기가 어디냐?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이냐?"며 불안한 마음으로 물어보셨을때 병원이라며 누워계셔도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젊은시절 방황하며 불안한 삶을 사실때의 기억이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아팠다.

아버지는 마을에서 촉망받는 청년이었으나 어느순간부터 술과 도박으로 인해 인생을 망치셨다고 한다. 술이라는 깊은 늪에 빠져 무기력하게 평생을 날개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신채 허망하게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짐을 짊어지신채 평생을 고생스럽게 살아오셨다.

천주교 신앙과 자식들로 인해 하루하루의 삶을 지탱하셨을 것이다.

어머니는 그 많은 멍에를 짊어 지셨음에도 남에게 조그마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셨고

오히려 남을 걱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오셨고 지금도 내게 말씀하신다.

죄인들 불쌍하게 생각하고 절대 때리거나 괴롭히지 말고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잘 해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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