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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와 사랑 Sep 04. 2022

뇌성마비 어머니와 아들의 만남

  2***년 5월 **일 수용자들의 가족합동접견이 실시되고 있는 ㅇㅇ교도소 합동접견장 한 구석에서는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몇 년 만에 만난 뇌성마비 어머니의 팔과 다리 등을 주물러 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소년수용자와 자식을 만난 기쁨에 어쩔 줄 몰라하는 뇌성마비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주변 사람들은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그 나이 또래의 보통 소년들 같으면 뇌성마비 어머니를 두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끄러워하며 숨기려 하였으련만…….

   소년수용자는 연신 어머니의 입에 먹을 것을 넣어주며 어머니를 끌어안기도 하고 어머니의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며 어머니를 만난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고, 뇌성마비 어머니를 만난 기쁨을 표현하고 있었다.


   2****년 정보처리 교습장 담당을 하고 있던 정ㅇㅇ교위는 자신이 맡고 있는 수용자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홀어머니와 형, 동생이 뿔뿔이 흩어져,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모르는 채 강도상해죄로 4년째 수용생활을 하고 있는 K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되었다. 상담의 횟수를 거듭하며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K의 비극적인 가정사에 대해 알게 되었고, 가족들 걱정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는 K에게 가족을 찾아주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정교위는 K의 주소지인 경북 경주시 모 동사무소( 주민센터)를 통해 K어머니의 소재 파악에 나서게 되었고 K의 어머니가 뇌성마비로 꽃동네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꽃동네를 직접 방문하여 K의 어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 후 정기적으로 꽃동네를 방문하여 의사표현도 제대로 못하며 전화통화도 할 수 없는 어머니와 K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하며 안부를 전해주던 정교위는 K의 어머니로부터 K를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K의 가족합동접견을 위해 꽃동네에서 K의 어머니를 담당하고 계시는 오ㅇㅇ 수녀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한편으로는 K의 가족합동접견 허가를 위해 근무보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정 교위의 숨겨진 미담이 알려지게 되었다.

  K의 사연을 알게 된 합동접견 관계자들이 K의 어머니와 함께 온 지체장애 할머니들을 K와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는데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아들을 쳐다보는 이들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하였다.


  접견을 마치고 헤어지려는 순간, K의 어머니가 오ㅇㅇ 수녀님과 정 ㅇㅇ 교위에게 힘겹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고 ~ ~ 마 ~ ~ 워 ~ ~ 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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