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이고 길고 긴 詩

-경험하고 느낀 것들에 대한

by 신작

*신을 원망하고 저주했던


유명한 풍수가가 이곳을 둘러보고는

"하루에 한번씩만 이 땅을 밟고 가도 발복(發福)한다"

안 믿었다

해운대 한 가운데 있으니

사람이 북적이는 관광사찰이라는

편견 때문에 발걸음을 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데 영혼이 없어질만큼

힘들었을 때 난 이곳에서

신을 원망하고 저주했다


‘모두 당신 탓이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 뭘 잘못했냐고!’

불전 앞에서 석달 가까이

과거에 얽매여 저녁마다 울었다


석달동안 내가 우는 소리에

화가 나신 건지 저녁 예불을 마친 스님이

“왜 자꾸 우는 겁니까? 이야기 좀 들읍시다”


난 우는 아이 사탕을 입에 물린 마냥

울음을 그쳤고 내 고통과 아픔에 대해

3시간 넘게 스님께 이야길 했다


그러자 스님은 딱 한 마디 하셨다

“지나갔잖아. 지나갔는데 왜 그래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나간 걸 붙들고 과거에 멈춰있는 나…

바보가 따로 없었다


7년 전, 그 날 이후 나는

추억할 것만 기억하고 고통은 삭제했다


그리고 내일 뭐 하지?

뭘 하면 내가 행복할까?

이 두 가지 생각으로 매일을 살고 있다

우리는 ‘과거는 과거일 뿐’

이 말을 잘 알면서도 그 시간에 갇혀

스스로를 갉아 먹는다


그런데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것 또한 과정이다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아야

새살이 돋고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회복력이 생긴다


상처를 두려워 말자

최악의 끝이 어딘지

무모하지만 지치지 않게

고통에 전투를 신청하자


눈물 한 바가지 쏟고

멍들고 쓰러지고 나면

링 위에서 당신은

‘허허… 하하하’ 하고

별거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그러니…

이런 싸움은 언제든 해도 된다


#해운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