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이고 길고 긴 詩

-경험하고 느낀 것들에 대한

by 신작

*악마가 프라다를 입는 이유


프리랜서(freelancer)의 어원은

중세 유럽에서 ‘특정 영주와

계약하지 않은 자유로운 창기병(용병)’

free(자유로운)와 lance(창)를 결합한 의미다


난 창과 방패를 들고

23년 전 한 선배의 말을 되새기며

노력 중이다


때는 방송국 막내작가 시절이다

내 이름이 내가 만든 프로그램과

함께 자막에 오르는 게 꿈이었던 때다


월급이 50만원도 안되는데

매일 아이템 찾고, 선배작가들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했던 게

당연했었다


그리고 늦은 저녁까지 아이템 찾고

선배들 따라 ‘좋은 글’은 무엇인지

맥주 1000cc 를 시켜두고

밤새 이야기 했다

그 날 아침도 숙취와 피곤함을

한 가득 이끌고 작가실로 출근했다


거울 볼 여유조차 없던 그때는

캡모자와 후드티가 교복이었다


출근을 하니 역시나

롤모델인 대선배가 90도 자세로

노트북 앞에서 글을 쓰고 있었다


깔끔한 단발에 투피스

선배는 매일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런데…


“왔니? 넌 오늘도 티를 내는구나

어제 뭘 했는지 말이야…”


나는 놀라 얼음이 된채 대답도 못했다

머릿속에는 ‘내가 뭘 잘못한 걸까?’란

생각 뿐…


선배는 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내 평생 잊지못할 말을 했다


“얘, 니가 열심히 하는 건 알아.

근데 우리는 프리랜서야. 글을 파는 사람라고.

열정과 노력은 당연한거고 이미지도 가꿔야 해.

생각해봐. 두 가게가 있는데 두 집다 좋은 물건을 팔아. 근데 한 집은 인테리어며 서비스까지 갖추고 있고 한 집은 그냥 파는 상품만 믿고 있는거야.

넌 어느 가게로 가겠니? 옷차림과 단정한 자세.

그것도 니 실력의 한 부분인 거 알아둬.

옥에 티내지 말고. 알았니?”


몰랐다

“옷차림도 전략” 이라는 광고카피가

이리도 중요한 사실을…


단정한 옷차림이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내 자신에게도 자신감을

드높인다는 사실을…


나의 가치를

업그래이드 시키는 것엔

많은 것이 필요하다


내 사적인 경험으로는

패션도 한 몫을했다


악마도 프라다를

입는 것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