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델마와 루이스>가 극장에서 재상영중에 있다고 합니다.
살면서 몇 번이나 들어봤지만, 직접 영화를 찾아보는 수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집안 소파에 편안히 누워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을 켜기만 해도 최신 영화가 넘쳐나는데, 미국에서는 1991년에,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에 개봉했다는 이 올드한 영화를 굳이 왜? 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 여성의 연대와 자유를 이야기 한다면서도 딱 달라붙어 날씬한 몸매가 드러나는 영화 포스터나 이미지들도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시절, 영화에서 차를 타고 하늘을 나는 델마와 루이스를 보고 속이 후련했다는 최 선생님의 말에, 저는 조만간 이 영화를 보고 말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델마와 루이스가 마치 최 선생님과 나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연대했습니다. 작년 고작가님과 글쓰기가 아쉽게 끝나고, 1주일에 한번이라도 만나 칼럼을 읽고 글을 써보자고 한 것이 오늘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멋대로 떠다니는 생각들을 한 줄의 문장으로 정리하고, 그것들이 한편의 글이 될 때, 속이 후련해지면서 자유로움이 느껴졌습니다.
우물가 빨래터에서 손빨래 하던 시절에 그랬을까요? 어느 한 아낙네가 남편이나 시댁 흉을 보면 주변 아낙들도 함께 흉을 봐줬을 것입니다. 이 때 우물가는 홧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고치고 살리는 의사가 되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델마와 루이스’ 같은 영화를 보고 ‘나도 저들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 라고 꿈을 꿉니다. 영화는 꿈을 가지게 도와주며 영감을 주는 선생님이 됩니다.
직장에서 ‘일한다’라는 느낌보다는 ‘착취 당한다’라는 느낌을 받고 있을 때, 직장동료이자 25년지기인 친구가 점심먹고 커피한 잔 하자 하자고 했을 때 나는 다시 노예가 아닌 자유인이 됩니다.
오늘은 80주년 8.15 광복절입니다. 먼저 80년 전 사람들의 연대가 있었고, 힘 센 나라의 통제와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한 나라가 탄생했습니다. 사람이나 국가나 매한가지, 연대와 독립으로 새로운 모습이 탄생하고 변화합니다.
우리는 연대하고 독립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나조차도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옆에서 ‘네가 하고 있는 일들은 모조리 엉망이고 실패야’ 라고 몇 번이나 말했을 때조차 다시 용기와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 속에 파묻혀 슬퍼하고 좌절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너도 그렇구나, 나도 그랬거든’
‘다들 그래도 살아가구나, 나만 힘든줄 알았는데. 나도 힘과 용기를 더 내봐야겠다’
우리 시대의 우물가인 줌에서, 극장에서, 카페에 가면 이런 마음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지금 당장... 우리 만나러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