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그리고 그 옆의 자그만한 그 무엇인가

우리 삶을 이끄는 것들 ...

by 거북이

인류에 족적을 남긴 이들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꾸준히 이끄는 것이 결핍이라고 합니다. 부족함을 느끼는 그 마음에 고통스럽습니다. 그 고통스러움에 벗어나려고, 더 나은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듯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은, 내가 원하는 만큼 더 지속적으로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결핍이 부족해서 일까? 입니다. 비록 점만 찍고 나가 곧 ‘텅장’이 되고 말지만은 직장이 있어 배가 고프지 않아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가 되어 버리기 때문일까요.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나는 소진상태야’ 라고 말하고 누워 버립니다. 아이와 투닥거리다가 ‘에이 오늘은 집중이 안되는구나 그냥 쉬자. 뭔 글스기야’ 하고 텔레비전이나 유튜브를 켜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정년까지 10년은 더 남았음에도 퇴사를 해버리신 분이 계십니다. 나에게 ‘직장 독서동호회’라는 장소로 이끌어 주셨고 또 ‘글’이라는 것이 바로 사람들이 ‘말하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알려주신 분이십니다.

실제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글을 꾸준히 쓰고 싶어서, 글에 미치고 싶어서 라는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말하는 자유인이었습니다. 직장 생활하시기 전, 외부 강의도 종종 나가시던 교수님과 연구원 생활을 하셨던 분으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이 직장생활에 숨이 막혔겠지요)


점심시간이 끝나갈 무렵, 신호등을 건너려고 기다리거나 다시 사무실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직장인들의 손에는 바로 차 한잔이 들려 있습니다. 그리고 말하는 입과 눈에도 미소가 있습니다. 나는 그 분이 그래도 10여년 동안 직장생활을 버텨온 것이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제와 경쟁이 일상인 직장 생활중 직장동료들과 차 한잔과 함께하는 오아시스같은 점심시간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결핍 옆에 자그맣게 붙어 있는 이 녀석의 힘도 대단한 것 같습니다.

성경에 ‘항상 기뻐하라 쉬지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라는 말씀 구절이 있습니다.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 있기 위해, 즉 평정한 상태로 있기 위해 인간은 훈련되어 길들인 습관으로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3-4년전 쯤 미칠 것 같던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책을 읽었습니다. 죽 이어진 검은색 글씨들을 따라 읽어 나가다보면 마음도 가지런해져서 잠잠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혼자 하지 않는 것’도 지속적으로 글쓰기로 이끌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어제부터 노마드 선생님과 함께 3개월 과정의 글쓰기를 시작했습니다. 10여명의 학우들과 함께하는 토요일 아침 6시는 또다른 나만의 오아시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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