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길고양이 같아서> 14화
물속에 빠진 이는 물을 느끼지 못한다.
사랑도 그렇다. 깊이 잠기면 그 안에서 방향을 잃는다.
주는 줄 알았으나 받았고,
받은 줄 알았으나 잃은 것.
사랑은 언제나, 중심이 없다.
어느 날 거울 앞에 선다.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사랑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사랑을 당하고 있는가? 이 둘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랑은 주는 것인가, 받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흐르는 것인가?
사랑이란 주는 것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가 아이를 품에 안을 때, 연인이 서로를 위해 무언가를 포기할 때, 친구가 이유 없이 곁을 지켜줄 때. 우리는 사랑을 줄 때 더 깊은 만족감을 느낀다. 영화 <어바웃 타임>에서 주인공 팀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쓴다. 그는 자기 능력을 남을 위해 사용하면서 사랑이란 결국 베푸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우리는 사랑을 줄 때 행복해진다. 사랑은 자기희생이 아니라, 자기 확장의 과정이다. 우리는 사랑을 주면서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지며, 자신을 초월한다. 사랑은 계산이 아니다. 주고받는 균형을 맞추려 하면 사랑은 어느새 거래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한쪽만 계속해서 사랑을 준다면? 우리는 지치고, 허전해진다. 사랑은 일방적인 흐름이 아니다. 사랑은, 본래는 상호적이어야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란 받는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사랑받는 존재다. 부모의 보호 아래 자라고, 친구들에게 위로받으며, 연인의 관심 속에서 살아간다. 사랑을 받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의 가치이다.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가 출연하는 <노팅힐>에서 안나는 윌리엄에게 말한다. “나는 단지 한 여자일 뿐이에요. 한 남자 앞에 서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사랑을 받기만 한다면 우리는 점점 욕심을 내게 된다. 사랑이 마치 우리의 권리인 것처럼, 상대가 나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면서 점점 의존하게 된다. 사랑이란, 받는 것과 동시에 주는 것이어야 한다. 사랑이란 단순히 보살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사랑이 주는 것이냐 받는 것이냐를 고민하는 순간, 우리는 사랑을 소유하려 한다. 그러나 사랑은 흐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우리가 가두거나 움켜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로맨스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아오이는 준세이를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강요하지 않는다. 서로서로 향한 감정을 인정하면서도 억지로 붙잡지 않는다. 사랑이란, 억지로 쥐려 하면 사라지는 안개와 같다.
사랑이 흐를 때, 우리는 사랑을 준다는 의식도, 받는다는 의식도 없이 그저 사랑 속에 존재하게 된다. 마치 바다에 몸을 맡기듯, 사랑은 자연스럽게 우리를 감싸고 흐른다. 사랑을 주려 애쓰지도, 받으려 애쓰지도 않는 순간, 우리는 사랑 그 자체가 된다.
결국, 사랑은 나와 타인 사이의 관계 속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때로 사랑을 주고, 때로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는 사랑 그 자체가 된다. 사랑이란 이분법적인 것이 아니다. 사랑은 흘러가고, 변화하며, 끊임없이 우리를 둘러싼다.
거울 앞에서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나는 사랑을 하고 있는가? 아니면 사랑을 받고 있는가? 그 순간, 나는 깨닫는다. 사랑은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어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것은 흐름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