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부자
처음 인스타그램 닉네임을 ‘해피리치현정’으로 만들었을 때는, 막연히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었다. 구체적인 꿈도 없이 허황된 꿈을 꾸며 눈뜨면 벼락부자가 되길 바랐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 이하고 싶은지 알지 못한 채 벼락부자를 꿈꾸며 "위대한 시크릿", "생각하라 그러면 부자가 되리라."같은 책을 읽었지만 현실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남편의 위암 4기 진단과 함께 진짜 "행복한 부자"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는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시간을 소비하고 살아간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 상태 말이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직접 경험하면서 행복한 부자는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 행복한 부자는 아닐지 몰라도 행복 부자임은 확실하다. 매일 아침 아이들 그리고 남편과 뽀뽀와 포옹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속상하거나 화나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매일 나를 위한 선물같은 시간을 보낸다. 나를 위한 선물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매일 마시는 커피도 나의 취향대로 고르고, 시간을 내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나는 원래 혼자 있거나, 혼자 하는 일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집 앞 마트를 가도 가족이 함께 가야 좋고 남편이 혼자 다녀오라면 그렇게 서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중 있었던 감정들을 떠올리며 혼자서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생각한 것을 글로 남긴다. 그리고 커피 한 잔 챙겨서 뒷산에서 맨발걷기 하며 머리를 비우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시간을 즐긴다.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의 저자 손웅정 님이 말했다.
"정보의 홍수 시대에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창의력과 실행력,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더에게는 큰 서재가 필요하고, 패배자의 손에는 큰 리모컨이 남는다. 검색하지 말고 사색해야 한다."
나는 더 이상 행복한 부자가 되려고 하기 보다 지금 당장 행복 부자로 산다. 나에게든 타인에게서 든 내가 한 행동으로 무엇을 얻으려고 하지 않고, 감정을 비우며 사색하는 하루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