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상징
병든 독수리 한 마리 날고 있다
제 힘으로 슬픔을 먹지 못하는 새
어둠 속을 불안하게 날다가
지친 초승달에 기대어
내가 불러주기만을 기도하는 새,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시간은 언제나 남아있으니
내 마음이 가리키는 영원한 섣달그믐
이 안타까운 마법에서 풀려나길
어둠을 먹어보지만
먹은 만큼 또 어두워지는 끔찍한 시간들
눈을 감았다 떠 보니
멀어진 풍경들, 초승달에 걸린 슬픔이
앙상하게 아름다워 보인다
내 마음 속에서 유약하게 날고 있는
슬픈 독수리 한 마리
상징이 병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