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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지환 OSCAR JOO Dec 16. 2019

국내 LCC 항공사들은 가짜라고요?

국내 저비용항공사에게 남겨진 숙제

'FSC항공사 그리고 LCC항공사'

승무원 면접에 참여하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는 학생 중에는 FSC와 LCC라는 단어조차 모른 채 참여하는 학생이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한국인으로 국내 항공사 면접에 참여한 사람이라면 영어 단어 모르는 게 무슨 대수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항공 용어의 대부분은 영어이고 한국어로도 대체할 수 있는 단어가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영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한국어로 대체할 수 있다면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다양한 국적의 승객은 물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협업해야 하는 직업인 만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어로 항공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승무원 면접에 참여할 만큼 이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준비를 했던 상황이라면 FSC 그리고 LCC 정도의 단어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선 FSC는 Full Service Carrier의 약자로 영어 단어 뜻 그대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로 이해할 수 있으며, 국내 항공사로만 놓고 본다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FSC로 분류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LCC는 Low Cost Carrier의 약자로 굳이 한국어로 얘기하자면 저비용 항공사로 불리게 됩니다. 안전에 위배되지 않는 부분에서 항공사를 운영함에 있어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항공권의 가격을 낮춰 운영하는 항공사를 뜻하게 되며 국내 항공사로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이 있습니다. 

물론 FSC와 LCC는 정반대 되는 반대어로 볼 수는 없습니다. FSC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반의어나 반대어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LCC가 서비스 제공 방식이나 방법이 조금 다를 뿐 서비스를 안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LCC는 효율이나 운영 비용을 뜻하는 만큼 반대어로는 고효율과 고비용에 대한 단어가 나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일 선상에서 두 단어를 반대어로 볼 수는 없을 듯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항공사에서는 크게 LCC와 FSC 두 가지 형태로 항공사를 나누고 있는 만큼 면접에서도 내가 하고자 하는 직업이 속한 산업에 대한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승무원 면접에서는 이미 자주 물어보는 기출문제에서 알 수 있듯 면접관들이 질문을 할때는 LCC와 FSC라는 단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정확한 정의를 알지 못하면 면접관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이라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FSC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항공사라고 한다면 LCC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LCC도 여전히 기내에서 승객에 편의를 위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먼저 이 두 단어에 차이점에서 비용을 빼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FSC의 항공사들은 승객에 편의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무상으로, 다시 말해 공짜로 제공한다고 한다면 LCC는 좌석 이외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는 내가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하게 됩니다. 이 점이 아무래도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두 분류에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하나의 함정이 있긴 합니다. FSC는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무상으로 제공받는 모든 서비스는 내가 이미 지불한 티켓값에 모두 포함되어있는 것이기 때문에 무상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티켓값에 좌석을 비롯한 모든 서비스가 다 포함되어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에 내가 만약 비행 중 배가 아파서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지 않았다면 나는 오히려 불필요한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항공권을 구매했다고 봐야 합니다. 


이 부분이 바로 제가 LCC 항공사를 선호하고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LCC 항공사는 좌석 값만을 지불하기 때문에 FSC에 비해서는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고(물론 최근 일부 항공사들은 LCC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가격이 싸지 않은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외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내가 필요한 부분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며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LCC의 가장 큰 핵심이지만, 여전히 승객들은 이 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 게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비용 항공사가 맞나 싶을 정도로 FSC항공사와 비슷한 운임을 제시한다든지, 낮은 가격에 걸맞은 질 나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저가항공'이 아닌 '저비용 항공사'라고 불러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항공사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승객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FSC와 비교하게 만드는 만족스럽지 않은 서비스까지.. LCC를 저비용이라는 올바른 표현이 아닌 저가항공으로 부를 수밖에 없는 상황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저는 저가항공으로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일 부분은 한국 항공사들에게 있다고 주장합니다. 


LCC 항공사 항공권은 좌석 값만을 포함하며, 필요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지불을 통해 내가 원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임을 낮춘 것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LCC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문화를 인식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대한민국 LCC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외국 항공사와 국내 항공사 모두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고 국내 항공사에 근무 당시 이러한 점에 대해 여러 번 사내에 제안을 했던 적도 있습니다. FSC인지 LCC인지를 떠나 올바르고 정확한 그리고 건강한 항공 문화를 정착시키고 알리는 것에는 분명 항공사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점을 알리기 위한(여전히 늦지는 않았고 더 나아가야하는 성장 단계에 있지만) 여러 노력들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LCC 항공사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인식과 더 나아가 항공 여행을 경험하는 사람들을 위한 올바른 항공 문화를 전파할 수 있기 위해 여러 홍보, 이벤트, 캠페인, 교육 등을 비롯하여 승객은 물론 일하는 직원들이 이미 올바른 항공 문화에 대한 지식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어야 이용자들에게도 전파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올바른 교육과 정책을 시행하여 운영해야 합니다. '손님이 왕이다'라는 단어가 유독 한국에서 그리고 국내 항공기내에서 더 요구되고 기대되는 이유 역시도 LCC를 떠나, 더 이전에 국내 항공사에 시작을 이끌었던 자들이 자체적으로 부르는 이름인 '대형 항공사' 들에게도 분명 책임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일개 객실승무원으로 근무했던 경험을 가진 제가 함부로 평가하여 얘기할 수 있는 규모에 산업은 아님을 인정합니다만, 여전히 저는 승객과 항공승무원을 모두 경험한 사람에 입장에서 국내 항공사에서 국내 항공여행에 올바른 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은 접을 수 없는 사실입니다. 


특히나 제가 조금 더 애착을 가지고 바라보는 LCC 항공사들 역시도 해외 다른 나라에서는 FSC의 자리까지도 위협하며 점유율에서는 이미 우위에 놓여있는 외국 LCC 항공사들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공항 도착 후 비행기를 타고 도착지에 내리기까지의 과정에서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안전과 서비스가 저렴한 것이 아닌 좌석 값에 대해서만 지불하기 때문에 저렴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추가 지불을 통해 합리적으로 구매하며, LCC 항공사들이 대체적으로 지향하는 분위기의 특성상 객실승무원과도 조금 더 친근하고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LCC의 문화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나라의 승객들이 부럽지만 여전히 한국만에 문제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대한민국 이외에도 여러 나라들이 조금은 비슷한 상황에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한 것은 분명 정확한 LCC에 대한 정의와 전체적인 항공 여행에 대한 올바른 문화가 전파되었다면 충분히 LCC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똑똑한 소비자가 많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LCC가 가지는 정확한 정의와 장점 등을 대한민국에서 항공 여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에 실패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내용이 있다면 여전히 국내 LCC 항공사는 발전에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시장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라는 여러 생각들을 타파하고 몇 년이 지난 지금 현재 기내식을 주는 국내 LCC는 모두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제주항공의 경우 다른 외국 LCC와 같이 추후에는 물도 판매할 것이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서비스를 판매해야 한다는 것만 올바르게 정착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서비스를 모두 유상으로 판매하고 절감한 만큼 LCC 항공사를 이용하려는 승객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따라오지 못한다면 LCC는 선택받지 못한다는 것 너무나 쉬운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기내 판매 매출이 중요한 LCC 운영 방식에서 항공권을 구매하고 타는 소위 말해 이미 지갑이 닫힌 승객들에 지갑을 기내에서 다시 한번 여는 문제는 항공사에서 머리를 굴려야 할 부분이겠지만, 적어도 LCC가 전 세계적으로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정확한 이유를 인지하고 더 나아가 LCC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문화를 올바르게 전파할 수 있는 장단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동북아시아를 넘어 아시아를 주름잡고 모범이 될 수 있는 후발주자의 LCC들이 많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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