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같이 한 동료들과의 술자리,
사시미 접시 위로, 며칠 전 난 인사발령을 둘러싼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몇 명의 이름에 물음표가 그려졌고, 몇 명의 이름엔 마침표가 찍혔다.
정중앙에 취소선이 그어진 이름은 아예 입에 오르지도 않았다.
얘기가 길어질수록 모두, 견디는 법을 알아버린 외계인 같이 앉아 있었다.
분명 불시착한 건 아니었는데, 예기치 못한 곳에 정착해버린.
식은 장국 속에선 파가 흐물거렸고, 탄력을 잃은 생선살은 천사채 위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예전에는 출발점을 도무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던 회사일은 해가 지날수록 도착점도 알 수 없게 됐다.
우리는 녹슨 우주선 키를 어디에 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주병을 착실하게 비웠다.
집으로 가는 길.
무료한 버스기사가 다른 길로 들어서길 약간은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