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잃은 대장장이가
푸른 쇳물을 자신의 눈에 붓는 저녁,
나의 음(音)들이 너의 피부 아래에 있어
오늘도 난 네 얼굴을 쓰다듬는다
운동화 밑창 사이에서 자란 노래로
희극을 짓던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줘
너는 나의 상처를 반으로 열어
담석 같은 농담을 꺼낸다
신을 잃는 건 신이 없어서라지
이야기를 빼닮은 노래를 시작하려다
목소리를 숨긴다
신을 잃는 건 그 신을 찾아가고 싶지 않아서야
나의 온음표마다 너는 입을 맞추고
음들은 뿌리를 내리며 고요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