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절취선을 새기고 다닐까
언제든 내킬 땐 잘라내고 도망갈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끌려가다간 숨이 막힐 땐, 발목 바로 위를
어쩔 수 없는 혐오와 손잡아버렸을 땐, 팔꿈치 아래쪽을
내 말이 나를 공격할 때, 혀를 잡아뺀 후 1/3을
누군가의 얼굴이 미친 듯이 떠올라 머리가 꽉 막혔을 때엔,
두피와 전두엽 사이를.
점선을 따라 깔끔하게 잘라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뒤돌아 걸어갔으면.
그렇게,
고요를 부지하면서 온전치 못한 인간이 돼버려도 괜찮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