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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무 다른 역할 Jun 25. 2020

우린 왜 이렇게 임시적이었을까

우린 왜 이렇게 임시적이었을까.


내가 있는 지금이 임시적이라,


옆에 있는 사람한테 100%의 애정을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의 성실함이면 충분하다고

애써 나의 언어로 모든 걸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고

누가 문제 삼지 않으면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유난스럽게 자기 자신을 꾸미지 않아도 된다고

누구나 받는 스트레스 꾹 참으면 되는 거라고

미래보다 열등한 현재는 홀대해도 된다고

언제든 제대로 된 나로 살 날이 있을 거라고,



내 조각들을 길바닥에 흘리면서

회로가 훼손된 채로, 그렇게 살고 있었다.  

임시를 살며 낡아가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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