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나 지적하면서 해달라는 건 해주지도 않고 말이야.
이야기의 대상이 된 선배는
단순히 업무 스타일이 독특하다고 하기엔,
겪는 이들의 '타격감'이 큰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불만과 뒷말이 많았고
자연히 그의 친교의 범위는 한정돼 있었다.
술자리에서 말을 하고 있는 또 다른 선배는,
그 선배와 친하게 지내는 몇 안 되는 회사 사람이다.
다음 주와 그 선배와 술 약속을 잡았다는 얘기를 하던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며칠 전의 산책. 친구가 몇 년 전의 일을 이야기한다.
통상의 업무 흐름에서 어긋난 게 없었는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실수로 받은 징계였다.
하지만 누군가는 원인을 찾아야 했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했다.
그 꼭짓점에 친구가 있었고 그는 징계위원회에 들어갔다.
징계의 수위는 낮았지만, 징계의 과정은 명시적이어야 했다.
위원회가 열린 회의실의 한가운데 의자에 앉아 그는 억울해했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오래전 일을 꺼낸 친구는 웃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조금만 떨어져서 보면
우리는 쉽게 흔들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흔들림은 멈춘다.
그 단순한 항상성.
오래 회사를 다니면서 그 사실에 늘 고마워했다.
술잔을 비웠다.
가게 안에는 카펜터스에 이어 들국화의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두 노래가 묘하게 이어진다는 느낌 속에서 취기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