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소비자 가격

#가정

by 너무 다른 역할

얼마나 편할까.
감정의 소비자 가격을 알 수 있다면.


이제껏

내 감정에 대한 평가는 늘 늦었고,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서는 자주 오판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 대해 갖게 되는 불안정한 기대들.




현재 느끼는 감정의 바코드에 리더기를 갖다 댔을 때,
삑 하고 가격이 뜬다면


내가 두근대는 사람이, 나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의 크기가 궁금해서,

온 집안을 서성거리거나 핸드폰만 노려보는 일이 없을 텐데.


나에 대한 호의와 호감을 구별하지 못해,

어설픈 친절로 상처를 주는 일이 없을 텐데.


누군가에 대한 서운함은 유통기한이 짧아서,

하루만 지나도 1/10 가격으로 떨어진다는 걸 미리 알 수 있을 텐데.


자기애의 가격이 늘 판매하는 내 입장에서만 높게 책정되는 걸 알면,

실망하지 않고 배려를 배울 수 있을 텐데.


서로에게 느끼는 감정의 가격이 확실하면,

욕망에 조급해하거나 과도하게 주저하지 않고 서로를 탐할 수 있을 텐데.


이러저러한 상상은 결국,

감정의 소비자 가격 따위 없어도

서서히 서로를 확인하며 가까워질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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