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
연애와, 연애 이외의 일상이
분리된 거라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어
둘만의 내밀한 영역과, 그 외의 시간은 구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런 오류.
분주하게 이리저리 눈을 돌리며 두 사람만의 영역을 확보하고픈 욕구.
결국 나의 연애여서 특별할 거라는 기대와 잘 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혼합된,
상시적 들뜸 상태.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어.
연애의 둘레에 굵은 선을 긋는 건,
연애를 특별하게 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연애를 일상에서 고립되게 해.
자칫, 연애는 일시적이고 특별한 이벤트로 전락할 수도 있는 거야.
앞으로 할 연애는, 너무 평범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아도, 특별한 곳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특별한 말을 꾸며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일상적인 연애.
내 영역과 둘만의 영역이 다르지 않고,
둘만의 영역과 이 세계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을,
새로운 단어처럼 안고 하는 연애.
스스로 특별해지기 위해 여기저기 한눈파는 게 지겨워졌어.
연애를 시작하려 하고, 시작하고, 유지하고, 지키려는 모든 과정에서 갖고 있던
기대와 두려움은 이제 거의 없어진 셈이지.
혹시나, 따분한 연애 상대라고 느껴진다면 이렇게 생각해 줘.
난 너한테 내 일부분만 떼어주고,
나머지를 온전하게 혼자 지키려는 미숙한 연애를 하려는 게 아니라,
나와 너를 총체적으로 공유하며,
둘을 지키려는 연애에 욕심을 부리는 거라고.
내가 연애라는 데에 이제 흥미가 없어졌다고 오해하지 마.
너라는 우주 속으로 보다 확실하게 스며드는 방법을 찾는 것뿐이야.
무리하지 않고, 과도한 변화 없이.
그러니까 넌, 가장 착실한 버전의 나와 만나는 거야.
가장 나다운 버전의 너를 욕망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