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끼다시 감정들

#섣부름

by 너무 다른 역할
누군가를 처음 만나기 전에
미리 갖게 되는 감정들.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죽 깔려버리는

식어버린 스끼다시 같은 그런 감정들.


이런 감정의 오류를 여러 번 경험했음에도,

어느 순간 반복하게 되는 건,

상대방이 나타나기 전에,

스스로의 마음이 편해지고자 하는 욕구 때문인 듯.



미리 판단해버리면,

마음의 준비가 다 됐다고 자기 최면을 걸 수 있으니까.


미리 상대의 평범함을 찾아놓아 버리면,

내 눈 앞에 떠 있는 나의 단점을 안 볼 수 있으니까.


한정된 정보로 만들어진 감정은 그 치명적 한심함에도 불구하고,

이기적인 자기방어 욕구 때문에 반복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우리가 해야 할 건

쓸데없이 배만 채우게 되는 맛없는 스끼다시들을 다 치워버리고

내 눈 앞에 나타날 누군가에 대한 상상을 멈추는 것.

늘 반복되는 류의 감정을 원천봉쇄하고

불안 섞인 두근거림을 감내하는 것.



그렇게 서로에게,

아무것도 없는 하얀 상 위에 조심스럽게 놓이는

한 접시 같은 인연을 꿈꾸는 것.




* 츠키다시(突き出し) : (일본 요리에서) 처음에 내놓는 가벼운 안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