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화가의 미래
나는 그림을 못 그린다.
엄마는 그림을 잘 그려서 어릴 적에 누나와 내 그리기 숙제는 모두 엄마의 몫이었다.
내 그림은 졸라맨 이후로 20년 가까이 발전이 없다.
체육도 마찬가지다.
운동에 소질이 너무하리만큼 없다.
또 엄마는 운동을 잘한다. 잘한다 잘한다 얘기만 들었는데 초등학교 체육대회날 1등으로 달리다 다른 물건을 짚어와서 되돌아갔는데도 압도적으로 1등을 한 걸 보고 운동을 잘한다는 걸 인정해야 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예체능을 잘하는 사람이 부러웠다.
처음 배운 운동을 바로 흉내내거나 상상력 만으로 과감한 붓터치를 보여주는 사람들은 내 선망의 대상이었다.
근데 그런 나에게도 그림으로 돈을 벌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왔다.
위 사진은 내가 1분만에 만든 사진이다.
그리지 않고 만들었다고 한 이유는 그린 건 AI이기 때문이다.
구글이 만든 AI 화가 '딥 드림 제너레이터'에 명령어를 입력했더니 알아서 그림을 만들어 주었다.
최근 AI화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저작권 이슈로 많은 화가들이 자신의 그림화풍을 AI에게 학습시키지 말라 말한다.
법적인 제재가 없다면 단 몇 분 만에 한 사람이 수십 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을 뛰어넘을 수도 있는 일이다.
심지어는 이런 그림으로 돈도 벌 수 있다.
NFT이다. 딥 드림 제너레이터는 명령어를 입력한 사람에게 저작권을 인정해 주기 때문에 좋은 명령어만 입력할 수 있다면 희귀한 사진으로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세상에 못하는 일이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의 영역이 허무러지고 있다. 나와 같은 사람은 이런 세상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남들보다 조금만 낙관적이고 조금만 앞서가보자. 쓸모없음이 재능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