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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닝 Mar 02. 2023

교환학생으로 살아남기 EP.3

여기... 한국이야??

주말동안 페티예를 다녀오니 다들 녹초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큰 산이 하나 남았다. 바로 이카멧!!!

튀르키예에 온 교환학생들에게 가장 공포스럽고 어렵다는 과정이다.

튀르키예에서는 3개월 이상 체류할 시 이카멧이라고 거주증을 발급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꽤 까다롭다.

일단, 우리와 같은 교환학생들은 보험이나 여권 사본 외에도 학교의 인증서와 신상정보, 세금 납입서 등이 필요하다.

이마가 보이기 위해 훤히 깐 머리

이 과정을 위해 사진도 필요한데 학교 1층에 찍는 곳이 있다.

단, 결과는 절대 절대 보장 못한다...ㅋㅋㅋㅋ

막상 해보니 과정이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다.

우리는 지난 학기부터 파견돼 있는 한국친구를 통해 빨리 했지만 학교에서도 날짜를 지정해 이카멧을 도와주는 날이 있어 과정만 알면 빨리 끝낼 수 있다.

단, 현지 서버가 너무너무너무너무 불안해서 무한 도돌이표가 나와 진땀을 한번 뺐다.


개강이 밀리다 밀리다 겨우 27일 월요일로 확정이 되었다.

이에 맞춰 수강신청도 계속 밀렸었는데 드디어 오늘(수) 수강신청을 하였다.

Koc 대학의 좋은 점은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학교는 오전 일찍 수강신청을 하지만, 여기는 오후 2시에 수강신청을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딱 한번의 클릭이면 내가 담아놓은 과목이 모두 수강신청이 된다니 이보다 편할 수 없었다.

우리는 한국인끼리 스타벅스에 모여 수강신청을 했는데 마냥 일이 잘 풀리기만 하긴 어렵지...

이번엔 선수과목이 문제였다...


pre-requisites이라고 하는 선구과목은 한국에도 존재하는 제도이다.

단, 우리는 교환학생 신분이어서 이 학교의 선수과목을 듣지 않았다.

따라서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인정해 달라 요구해야 하는데 그렇게 복잡하진 않지만 과정이 하나 더 끼어있으니 더 많은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한국 학교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우리 학교가 과기원이어서 그런가 다른 종합대보다 학점인정을 받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한 과목이 계속 학점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어 계속해서 다른 과목으로 대체한 후 학점인정 요구를 다시 하고 있다.

제발... 이것도 안 되면 10학점도 안 듣는 걸로 처리되는데...

나 4학년 2학기는 편하게 다니고 싶어요...ㅠㅠ


이번 학기 시간표

그렇게 확정된 내 교환학생 시간표❤️

한국에선 최소 18학점에서 21학점 사이로 들었던 터라 매 학기 힘들게 살았는데 목요일을 제외하곤 하루에 1,2과목밖에 듣지를 않아서 정말 대만족하는 시간표이다.

이제는 한국 학교하고만 잘 해결되면 된다...

제발... 학점인정 좀 해줘요ㅠㅠ


저녁에는 이 멤버 그대로 갈라타 타워에 갔다.

처음에는 갈라타 타워에 올라가 일몰을 볼 예정이었는데 배가 너무 고파 중국집에서 훠궈를 먼저 먹었다.

한국에서도 비싼 중국집이 있지만, 우리가 간 곳은 근처 회사원들이 미팅 장소로도 오는 고급 중국집이었다. 양복을 입은 아시아인들이 많이 들어왔다.

인당 3만 원, 합리적으로 소비하긴 했지만 각 잡고 먹었으면 정말 어마무시하게 나왔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갈라타 타워로 향했다.

위에 올라가 야경이라도 볼 생각이었는데 가격이 꽤 비쌌다. 175리라정도?

museum ticket을 발급받으면 며칠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매표소 직원분이 이카멧이 없으면 발급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잉? 관광객들도 발급받고 이용할 수 있는 걸로 아는데?'

많이 의아했지만 그분의 강경한 말에 뭔가 비싼 돈 주고 야경을 보긴 그래서 나중에 museum ticket을 발급받고 다시 오기로 했다.

어차피 우린 여기 4개월 가까이 더 있어야 하니까~~

아쉬운 마음에 갈라타 타워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왔다.

여기서 사진 명소이고,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어떻게든 인생사진을 건지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ㅋㅋㅋ.

 


처음으로 페리를 타고 베식타스에 갔다.

이스탄불은 해협을 끼고 있고 주변에 바다가 많다보니 페리도 주요 교통수단 중 하나이다.

특히 내가 있는 살리예르 또한 바닷가 마을이어서 그곳을 통해 유럽 사이드의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사실 이날도 어딜 갈 생각은 없이 학교에서 이카멧에 필요한 서류 검사를 받고 학생 교통카드를 받기 위해 살리예르에 왔다.

허나, 시간도 없는데 뭘하랴~ 즉흥적으로 페리를 타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베식타스까지 왔다.


솔직히 말하면 베식타스가 아닌 것 같다.

왜냐면 난 어디가 베식타스인지 모르고... 다른 두 친구는 자느라 내릴 때를 놓쳤거든ㅎㅎ

그래도 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건물들이 즐비한 곳에 내릴 수 있었다.

첫 주 탁심광장에서 쌓인 이스탄불의 노잼 이미지는 오히려 관광지로 덜 알려진 곳에서 개선되고 있다.


거리도 예쁘고, 유럽풍의 디자인이 많이 있어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작은 카페에 들어가 바깥 풍경을 감상하며 쉬었는데, 커피의 나라답게 이스탄불에도 한국 못지 않게 카페가 많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그런 카페들이 티만 팔지 않고 음식도 같이 판다.

그래서 이스탄불에서는 어느 카페를 가도 웬만하면 음식도 같이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왕이면 제대로 된 음식점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좋지 않겠는가?

우리는 구글맵을 서치하다 근처 버거 맛집으로 갔다.


그리고 이스탄불에서 버거, 그리고 치킨은 절대 실패 안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빵을 뚫고 나오는 패티와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은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사진을 보니 또 먹고싶다...ㅠㅠ


그렇게 우리의 즉흥 여행은 잘 마무리 되었다.

돌아올 때도 페리를 타고 왔는데 지하철과 버스보다 훨씬 느렸다.

유럽-아시아를 이동할 때는 페리가 좋겠지만 아시아 내에서 이동할 때는 버스나 지하철 등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이스탄불 인스타 계정을 최근에 시작했다.

그런데 찍어 놓은 사진이 워낙 없다보니 올릴 게시글이 없어졌다.

비상!이 걸려 버려서 혼자 이스탄불 여행을 하게 됐다.

여기 와서 느낀 건 내가 은근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다는 거!

다들 힘들어 해서 기숙사에 쉬고 싶어하는 바람에 오랜만에 나 혼자 여행이 되었다.


첫 시작은 백종원 맛집으로 알려진 보리스 인 예리에 갔다.

한국에 워낙 유명한 데로 한국인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 줄 알았는데 11시에 방문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이후 다 먹을 때까지도 현지인만 들어오고 한국인은 아무도 볼 수 없었다.

아마, 현재 이스탄불 자유여행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패키지 여행으로 오기에는 주요 관광지에서 거리가 꽤 있다.

메네멘 맛은 짜지 않고 담백해서 좋았고 카이막은 확실히 마트 카이막보다 우수했다.

또 가라고 하면 가겠지만, 너무 맛있어서! 꼭 가야돼!는 아닌 맛.

그러나 카이막을 먹고 싶다면 이스탄불에서 추천하는 두 곳 중 한 곳이다.


두 번째로는 이전에 학생증이 없어 혼 자 못 들어갔던 지하궁전에 들어갔다.

줄은 꽤 길게 서있었는데 내부 공간이 넓다보니 안에서 사람에 치인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지하에 이런 시설을 지었다는 것도 신가한데, 색이 계속 바껴서 오묘한 느낌이 든다.

영상에서는 주황빛 밖에 나오지 않는데 한 3,4가지 색이 계속 바꼈던 걸로 기억한다.

갈 일이 있다면 후딱 보고 나오지 말고 천천히 오든 빛을 즐기길 당부한다.


또, 이스탄불에서는 대포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진작가들이 많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작은 미러리스로 옆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굉장히 창피했다...

지금은 카메라 사진으로만 인스타 계정을 키워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저분들을 보니 어중간한 미러리스 보다는 확 비싸고 전문가적인 DSLR로 넘어갈까 생각중이다.


다음으로는 톺카프 궁전을 보러 갔는데 바로 나왔다.

가격이 500리라인가 600리라를 달란다...와우...

그럼에도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이 아주 쫙 늘어서 있다.

대부분 유럽 관광객들과 현지인... 현지인에게는 티켓을 아주 싸게 판다.

4만원 정도 내고 볼 가치가 있는가라는 생각을 좀 하다가 만약 갈 거라면 나중에 친구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좋은 건 같이 나눌수록 좋으니까!


그리고 도착한 쿠즈군죽! 우여곡절이 또한 많았다.

구글맵에 영어로 쿠즈군죽을 치면 나오는 곳은 쿠즈군죽이라는 작은 마을에 중심지를 가리키는 느낌이고, 따라가다 보면 군부대를 가로지르라고 나온다...

덕분에 튀르키예 초병과 눈인사를 할 수 있었다(나만)

사진을 많이 찍는 쿠즈군죽은 다른 곳으로 구글맵에 사진명소라고 3곳 정도 뜬다.

그곳으로 도착지를 찍고 가면 쉽게 도착할 수 있다.

또, 산 꼭대기가 아닌 바닷가 앞에서부터 마을이 시작된다는 것만 알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위 영상은 쿠즈군죽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오스만 제국 양식도 잘 나타나 있지만 튀르키예인들의 밝은 느낌도 잘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영상을 끝까지 보면 어린 여학생이 내가 찍고 있는 걸 보고 자세를 취해준다ㅋㅋ.

튀르키예에서 카메라를 꺼내 다니다 보면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

혹시나 내 카메라 프레임에 자신들이 나올까 불쾌해 하는 게 아닌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한다.

덕분에 나도 이곳에서 편하게 길거리 사진을 찍고 잘 돌아다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 학생과는 이후 지나가면서 튀르키예어로 인사했다.

이렇게 밝은 튀르키예 사람들과 인사하는 말은 '메르하바'이다.

튀르키예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외워가자!

쿠즈군죽은 작은 마을로 몇 가지 사진스팟을 제외하곤 사실 크게 볼 것이 없었다.

또 아쉬웠던 건 내가 본 푸르른 쿠즈군죽이 아닌, 겨울의 앙상한 쿠즈군죽만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은 여전히 많다.

바다 바로 앞에서 차이를 마시면서 유럽 사이드를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5월이 되면 쿠즈군죽에 다시 오려 한다.

더 따뜻한 햇살과 함께 푸르러진 쿠즈군죽을 다시 보고 싶다.


어제는 나 혼자 쿠즈군죽을 보러 갔다면, 오늘은 남자 셋이서 그 밑동네 카디쿄이에 갔다.

카디쿄이는 우리로 치면 MZ세대 핫플이라고 한다.

그만큼 젊음의 거리이고 많은 이들에게 튀르키에의 홍대라고 불린다.

우리는 내리자 마자 왜 그렇게 불리는 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유럽 사이드와는 다른 느낌에 알 수 없는 아시아 정서가 확 느껴진다.

홍대 느낌도 있는데 홍콩 느낌이 물씬 풍긴다는 게 정확할 것 같다.


첫 시작은 한식으로 시작했다ㅋㅋ.

우리가 만들어 먹은 적은 있지만 처음으로 사 먹어보는 현지 한식이었다.

'카디쿄이'라는 음식점으로 가운데 음식은 불닭볶음면이라는데 전혀 그맛이 안 났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춰져서 전혀 맵지도 않고 밍밍한 다른 맛이 났다.

옆에 김치찌개는 우리가 설텅을 덜 넣어달라고 말해도 달았다.

그래도 칼칼한 김치찌개의 맛은 재현하여 3주간 케밥을 먹은 우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짜장밥이 신의 한 수 였는데, 한국 중식집은 다 같은 춘장을 써서 맛이 비슷하다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주 미묘한 맛의 차이는 있었지만 짜장의 맛이 확실히 났다.

다른 두 친구는 비빔밥을 먹었는데 둘 다 아주 맛이 좋았어서 다음에 다시 아시아 사이드에 오게 된다면 들르게 될 것 같다.


밥을 먹고 구경하고 돌아다니다 해피 아워라는 간판을 봤다.

유럽 사이드에서는 보지 못했었는데 아시아 사이드로 보는 12시~18시까지 해피아워로 술을 싸게 파는 집들이 많았다.

우리는 많이 걸어서 다리도 아프겠다 한 집을 찾아 들어가서 금세 두 잔을 비웠다.

가격은 400ml에 40리라(약 2800원).

해피아워인데 그렇게 안 싸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여기는 마트 술 값은 비슷해도 음식점 술값이 진짜 비싸다. 한국 보다도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웬만하면 사와서 기숙사에서 몰래 먹거나 밖에서 먹는데 이정도 가격이면 여기선 진짜 해피한 가격이다.


이외에도 저런 힙한 포스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명소들이 있다.

뭔가 급히 정리하는 느낌이 있긴한데, 정말 한국이랑 이미지가 비슷해서 특별히 소개할 만한 것이 없다.

근데, 그래서 더 재밌는 느낌?ㅋㅋㅋㅋ

유럽 사이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아시아만의 흥을 느낄 수 있었다.

바닷가여서 그런지 수산시장도 있는데 내가 인천에 살아서 그런지 진짜 집 앞 풍경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또 유럽 사이드에서는 보지 못했던 전통커피도 마셨다.

한 가지 아쉬운 건 우리가 마신 건 만드는 잔만 전통이고 연탄불에 커피를 끓였는데, 좀만 찾아보면 전통 방식처럼 모래에 끓이는 곳이 있다.

다음에 가면 꼭 그 전통커피를 먹어봐야 겠다.


카디쿄이에는 세가지 모습이 존재한다.

하나는 낮의 모습, 또 하나는 지금 소개할 일몰 때 모습이다.

페리 선착정 근처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많은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하고 있다.

튀르키예 노래를 알아듣진 못했지만, 모두 쪼르륵 둘러앉아 버스킹을 즐기는 모습이 바쁘게 살아온 일상에서 쉬어가라고 말해주는 것만 같았다.


저녁으로는 이스켄데를 케밥을 먹었는데 케밥 위에 버터를 녹여서 부어주었다.

비싸서 그런지 고기만큼은 이스탄불에 와서 먹었던 케밥 고기 중에 단연 으뜸이었다.

요거트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아직도 요거트와 음식을 같이 먹는 이곳에 문화에 적응하기에는 힘든듯 하다�

누가 사준다면 기뻐하며 먹겠지만, 내가 또 한번 사먹지는 않을 맛이랄까?ㅋㅋㅋㅋ


그리고 카디쿄이의 진짜 모습은 저녁이었다!

이 날은 이스탄불을 연고지로 하는 페네르바체의 경기날이었다.

페네르바체는 김민재 선수가 뛰었던 곳이어서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팀이다.

한 줄로 쭉 나있는 모든 술집에서 축구경기를 틀어줄 만큼 튀르키예는 축구에 진심인 나라였다.

우리도 한 곳에 자리를 잡고 같이 축구를 봤다.

후반전부터 보게 돼서 경기는 이미 3대0으로 페네르바체가 압도적으로 이기고 있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결과는 4대0 페네르바체 승!!!

우리도 주변도 모두 만족하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데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튀르키예 아재분이셨는데 한국에서 외국인에겐 무조건 영어만 하는 우리와는 다른 문화가 또 나온다.

알아듣든 말든 현지어로 우리에게 말을 건다는 거다ㅋㅋㅋㅋ.

어느 순간 내 옆에 앉은 친구는 옆 아재와 찐친이 되어 있었다.

먹을 게 없던 안주... 빵만 먹었다.

또 마시다 보니 그 뒷 테이블 아재가 우리에게 건배를 청해왔다.

이때 튀르키예어로 건배가 뭔지 배웠는데 술 먹고 배워서 그런가 지금은 벌써 까먹었다ㅋㅋㅋ.

그렇게 웃고 떠들며 술을 마시는데 우리가 옆 아재의 말을 못 알아듣고 있자 맞은편에서 같이 술을 마시고 있던 아주머니가 한국어로 해석을 해줬다.

이게 대체 뭔 상황인고 하니 남편분이 한국인이라고 했다ㅋㅋㅋㅋㅋ.

그야말로 이런 우연이!와 같은 일들이 게속 펼쳐지는 튀르키예였다.

우리는 어느 순간 우리끼리 마시는 게 아닌 옆 테이블과 같이 건배하고 웃고 떠들고 있었다.

또 웃긴 에피소드는 내 옆자리 친구의 옷에 뭔가 묻어서 닦으려고 그 아주머니 분에게 물티슈를 어떻게 말하는지 여쭤봤는데 그 분도 생각을 못하셨다ㅋㅋㅋㅋ.

그냥 웃긴 일만 가득 생기는 튀르예였다.

마지막 헤어질 때는 튀르키예식 인사를 배웠는데, 유럽처럼 양 볼을 맞닿는 게 아닌 이마 양쪽을 한 번씩 꽤 쎄게 부딪쳤다.


술을 마시다 보니 클럽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에서도 단, 두 번 가보고 담배 냄새 때문에 안 가는 클럽인데 가자고 하니 처음에는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과연 이슬람 국가의 클럽은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서 같이 가보기로 했다.


여기 클럽에는 한 가지 룰이 있는데, 현지 남성은 무조건 여성과 같이 입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후에 알고보니 외국인은 프리패스 였는데 우리는 클럽 위치도 잘 못 찾아서 마트에서 맥주 한 병씩 사고 밖에서 마시고 있었다.

그때, 현지 노는 친구들이 오더니 갑자기 인사를 청했고, 우리가 페네르바체 목도리를 하고 한국에서 왔다하니 어느새 페네르바체 응원가를 부르다 김민재 응원가로 넘어갔다.

영상에 나오는 뜻은 대충 '북한 엿먹어라'이런 뜻이다ㅋㅋㅋㅋㅋ.

대체 김민재를 응원하는데 북한을 왜 욕하는지는 모르겠다면 노래는 신나서 길 한곳판에서 모두의 이목이 쏠린채로 엄청 떠들었던 기억이 난다.


길거리에서 계속 술을 마시다 겨우 클럽 하나를 발견해서 들어가긴 했는데 한국에서도 안 가다보니 분위기가 적응이 안 됐다.

그냥 거기가 재미가 없던 건지, 다른 친구들도 곧 나가자 했고 이때 우리에게 들러붙은 현지 친구도 생겨서 그 친구를 떼어낼 겸 나와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간 곳은 4층에 위치한 클럽이라기 보단 DJ 펍?같은 곳이었는데 노래는 신나게 나와서 우리끼리 엄청 춤 춘 기억은 잘 난다ㅋㅋㅋㅋㅋ.

이곳은 재밌게 놀긴 했는데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데, 처음에 우리에게 술이 100리라라고 했다. 술값이 100리라인 건 비싸긴 하지만 클럽(?)이라는 걸 감안해서 한 병씩 사서 마셨는데 나갈 때 갑자기 입장료가 50리라 있다며 150리라를 달라했다.

우리는 사전에 들은 내용이 없다며 항의했고 바로 꼬리를 내리고 300리라만 받겠다고 했다.

근데, 또 이번에는 무조건 현금을 받아야 겠다더라...

우리는 현금이 없었고 이것도 부당하다며 또다시 항의했다.

근데 다른 친구가 갑자기 현금을 다 꺼내보라더니 한 250리라 정도가 모였고 이걸 내겠다 했다.

나와 다른 친구는 그냥 카드 단말기가 있으면서 카드가 안 된다 하고 현금만 받으려는 심보가 못돼서 현금을 절대 안 내려 했는데 250리라만 받겠다면서 가져가서 결국 현금 250리라를 내고 나왔다.

뭔가 당한 기분이라 느낌을 썩 좋지 않았다.


어느덧 새벽 1시가 넘어간 상황.

돌아오면서 내가 꼭 먹어 보고 싶던 코코렉 맛집에 갔다.

이곳도 백종원이 다녀간 곳이더라...세상 맛있는 음식은 다 먹어봤어...

우리가 살리예르에서 당한게 있어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지 않겠다 했고, 내가 먹어 보라고 코코렉만 따로 구입했다.

맥주 한 캔과 코코렉을 사서 들어가다 다른 클럽을 잠깐 들렀는데 딱 한국에서 볼 수 있는 그런 클럽이었다.

내가 코코렉 먹자고, 가자 해서 나오긴 했는데 또 이곳에 오게 되면 한 번 구경해 보고 싶다.


4시까지 코코렉에 맥주 한 잔 하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모두가 코코렉 맛에 놀랐다. 맛있다니까 이놈들아...

속은 촉촉하고 겉은 잘 익혀져서 아주 바삭했다.

또 먹고싶네....

가격은 195리라로 많이 비싸졌다. 그래도 케밥류로 고르면 이것보단 훨씬 쌀 거다.

아쉬운 건 우리가 인당 15000원짜리 싸구려 방에 묵었는데, 조금만 목소리가 커져도 엄청 주의를 줬다. 방음이 아예 안된 것...

방음만 잘 됐어도 밤을 새웠을지도...


다음날 해장을 하러 또다시 한식당에 갔다.

이번엔 '코레데'. 비교적 최근에 생겼다고 들었다.

김치는 젓갈맛이 강했는데 나는 이게 그래도 어디냐 하고 잘 먹었다.

참치김밥은 음... 20%부족한 맛? 참치맛보단 마요네즈 맛이 강한듯 했다.

라면도 점보라면이랑 그냥 라면이랑 다른데, 점보라면은 그냥 라면에 치즈를 푼 맛이다.

여기 한식당은 절대 한국 라면 그대로 끓여주지 않으니 그 맛은 기대하지 말 것!

저기에 라볶이를 먹었는데 그나마 이 집이 이스탄불 한식당 중에 떡볶이 평이 가장 좋았다.

그런데도 고추장 맛이 매워서 그런가?

이것저것 다 때려박으며 그 매운맛을 중화하려고 노력해서 요상한 맛이 난다ㅋㅋㅋㅋ.

이스탄불에서 떡볶이는 안 먹는 걸로...


여기도 유명하다는데 버블티 집이다.

나는 무난한 블랙티에 타피오카 펄을 시켰는데 공차 '타이거슈가'에서 단 맛이 확 빠진 맛이다.

그래도 타피오카 펄이 달아서 단 맛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이름이 팝핀랩인 이유를 먹고나서 알았는데, 타피오카 펄을 제외한 나머지 알갱이들은 쫀득하지 않고 씹으면 터진다.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먹다보면 적응되고 매력있다.

또 음료 맛과 알갱이 맛을 조합할 수 있어서 오기전에 꿀조합을 꼭 검색해 보길 바란다.

도전정신이 넘치다면 즉석에서 만들어서 크게 실패는 안 한다.


어쩌다 보니 3월이 되고 나서 3주차를 정리하게 됐습니다.

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내 기록이고 나와의 약속이니만큼 시간 맞춰 올리겠습니다...

이번주말에는 부루사에 갑니다.

학교도 개강해서 할 이야기도 많으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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