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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18. 2023

9월 16일 토요일

맑다가 비

토요일 아침 여덟 시,

나는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시간

둘째가 다가와 소곤소곤 얘기했다.


“엄마, 맘마 주세요. “


자식의 배고프단 소리는 너무나 강력해서

벌떡 일어나 손에 바나나부터 쥐어줬다.

우선 이거라도 먹고 있어.


오늘 아침은 외식하는 날이다.

스타벅스로 향했다.

스벅으로 간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 스벅은 디즈니콜라보 중이다.


평소라면 별 관심 없었을 테지만 우린 디즈니랜드에

다녀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

한번 가서 미키미키한 브런치를 먹어보자!


그러나 막상 가서 보니 먹을 것들은 모두

달콤한 것 들뿐이었다.


‘뭘… 먹어야 하지?’


남편은 미키가 뿌려진 크림커피를 시켰지만

나는 가져간 텀블러에 아아를 마셨다.

그리고 치킨샌드위치 반개!

빵이 통밀이라면 더 좋겠다 싶었으나 역시 흰 빵이

부드럽고 고소하고 맛있다.


집에 오는 길 마트에 들러 장을 봤다.


살벌한 물가 속에서 매의 눈으로 필요한 것들을

집어 담았다. 계란, 두부, 고등어, 삼겹살, 그리고

생 닭 한 마리.


점심은 첫째 주문메뉴, 닭죽이다.


닭 손질을 하며 껍질을 벗겨내고 기름을 제거한다.

오래전부터 닭백숙은 이렇게 해 먹었더니 아이들이

외부 닭백숙은 느끼해서 잘 안 먹는다.


어허… 입맛이 잘못 길들여졌구나.

내가 잘못했네…;;


압력솥에 닭과 대파를 넣고 칙칙 삶아낸 후,

닭 살을 발라낸다.


장갑을 끼고 닭 살을 발라낼 때는 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엄마는 커다란 쟁반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다란 닭을 두고 살을 찢고 있었고

나는 그 옆에서 닭 살을 소금에 콕콕 찍어 입에

날름 넣고 먹었다. 벌써 30여 년이나 지난 일이지만

닭 살을 발라낼 때면 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잘 발라낸 닭살은 다진채소와 밥을 함께 넣고

다시 한소끔 끓여내어 그릇에 담는다. 그 위로

소금, 참기름, 통깨 솔솔 뿌려 내어 주면 완성!


8호 닭 한 마리면 남편과 아이 둘, 한 끼 뚝딱이다.


나는 닭백숙은 선호하지 않아서

어제 끓여둔 청국장 먹었다.


저녁은 엄마아빠를 만나 삼겹살 구워 먹고,

엄마가 만들었다며 주신 길거리 토스트!

맛만 본다는 게 반 개나 먹었다.

역시 엄마의 음식은 위험하다.


저녁을 너무 무겁게 먹은 것 같지만 부모님과의

식사에서 이 정도면 선방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부터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인별그램에서 누군가 저탄고지 식단 3개월에

자연스레 5kg이 감량됐다고 써 둔 피드를 봤다.

은근히 욕심난다.

초가공식품, 당 높은 식품 안 먹기와 더불어

저염식과 탄수화물 줄이기도 추가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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