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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19. 2023

9월 17일 일요일

맑음

얼마 전 토마토가 먹고 싶었다.

근데 물가 무슨 일인지 토마토도 너무 비싸서

마트에 갈 때마다 쳐다만 보고 왔다.

토마토 하나 사 먹는다고 우리 집

기둥뿌리가 뽑히는 것도 아닌데

고민 끝에 사지 않은 걸 보면

그렇게 많이 먹고픈 건 아니었나 보다.


그러다 머릿속에 토마토가 둥둥 떠다니던 어젯밤

못 참고 토마토를 시켰다. 그릭요거트도 시켰다.

남편은 새벽같이 마라톤 뛰러 나가고 없었다.

배송을 잠시 잊고 아이와 놀다가 휴대폰에 배송완료

메시지를 뒤늦게 본 나는 기쁜 맘으로 마당에 나가

배송된 물건들을 끌어안고 들어왔다.


너무 맛있겠다. 빨리 먹고 싶어.


그렇게 아침은 토마토, 그릭요거트 약간,

그래놀라 조금, 아메리카노가 됐다.

과자를 포함한 디저트를 자제하며 간식이

먹고플 때면 그래놀라를 조금씩 먹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느즈막히 아점을 먹겠다 해서

새우볶음밥을 해 줬다.

냉동볶음밥은 새우 양이 적어 늘 직접 만든다.

새우를 듬뿍 넣어서.


아이들 먹이고 남은 양은 내 점심이 됐다.


초가공식품과 단순당을 줄이며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는 피로감 감소다.

잠을 푹 자는 느낌이다.

그동안 카페인만 신경 썼는데

당분도 깊은 잠을 방해했던 건가 싶다.


그리고 긍정적 시그널 하나 더!

체중이 1.5kg 줄었다.

몸무게는 공복이 아닌 식후에 옷 입고 잰다.

이게 평소 내 다리가 짊어지는 찐 무게일 테니까!


스테로이드를 장기복용하다 보면

체중을 약간 줄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로 인해 운동은커녕

걷기조차 잘 안 했음에도 6일 만에

이 정도 체중감소는 작지만 큰 성과라 할 수 있겠다.


아점을 애매한 시간에 먹은 아이들이

오후 3시쯤 되자 배가 고프다 했다.

마라톤 끝낸 남편과 쇼핑몰에서 만나 카레를 먹었다.

둘째가 제법 양이 늘어 식당에서 제공하는

공깃밥의 1/2~2/3 가량을 먹는다.

난 배가 고프지 않았으나

남편은 점심을 거하게 많이 먹고 온 상태라

남은 걸 내가 먹었다.


아줌마가 괜히 살찌는 게 아니다.


암튼, 모두 배부르니 오늘 저녁은 이거로 퉁!


다 먹은 후엔 도서관에 들렀고

약간의 산책을 했으며

이런저런 볼일을 본 후 케이크를 사러 갔다.


첫째가 본인 생일케이크는 꼭 아이스크림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보름 전부터 얘기했던지라

늦었지만 사주고 싶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엄마는 외계인이 잔뜩 있는 케이크를 골랐다.

집에 돌아와 초를 붙이고 노래를 부르고

드디어 먹는 시간!


나는 이번에도 잘 참았다.


참았다는 게 맞을까?


사실 6일 차쯤 되고 보니 그리 어렵지 않다.

별로 먹고 싶지 않다랄까?


입맛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 같다.

입맛 외에도 식단을 바꾸며 눈에 띄게 변화된 게

있는데 식비절약이다.

빵과 디저트가 은근 가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더불어 신선식품을 먹다 보니 냉장고 안이 점점

쾌적해져가고 있다.

여러모로 좋은 일이니 조금 더 열심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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