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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20. 2023

9월 19일 화요일

선선하고 흐림


어젯밤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아침에 일어나려니 목소리가 안 나온다.

물 좀 마시고 시간이 지나니 조금 나아졌다.

마스크 쓰고 자길 잘했다.


아침은 어제처럼 샐러드를 만들어 먹었다.

드레싱을 안 뿌리고 그냥 먹었다.

오늘따라 드레싱 없이 재료 고유의 맛이 느껴지게

먹고 싶어서 하나하나 꼭꼭 씹어 먹었다.


정신없이 등교, 등원 라이딩을 마치고

약국으로 갔다.

인후스프레이와 비판텐 연고를 하나 샀는데

이 두 개가 19,000원이었다.

요새 물가 왜 이래? 진짜…


어릴 때부터 기관지가 약한 편이었는데

여기에 면역억제제까지 먹어 그런지

감기가 목으로 오면 최소 2주. 길면 한 달도 간다.

이번감기는 빨리 떨어졌으면 좋겠다.

마스크 잘 쓰고 물도 더 자주 마신다.


오늘 점심은 뜨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 외식했다.

매운 쌀국수와 순댓국을 두고 잠시 고민하다가

순댓국으로 정했다.

종종 오는 집인데 처음으로 밑반찬에서

강한 액젓 맛이 났다.

오늘만 이런 건지, 내 미각이 예민해진 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액젓맛과 향이 싫으냐?! 그럴 리가…

나는 아가씨보단 아저씨 입맛에 더 가까운 편이므로

맛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나 빼고 모든

손님이 아저씨들이었다.


‘다들 저처럼 이 집 맛있으신 거죠?

반가워요.‘


라는 말을 맘 속으로 삼키며,

머릿고기와 곱창이 함께 든 순댓국에

양념장과 고추 몇 알, 들깻가루를 넣고

뜨끈한 솥밥을 말아먹었다.

크으… 이 묵직하면서도 얼큰한 맛이 좋다.


매번 식후에 자판기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집이라 오늘도 결제하며

자꾸만 자판기에 눈길이 갔다.


자판기 커피는 용량도 적은데,

심지어 공짠데, 먹어? 말아?


그 짧은 순간 이 고민을 다섯 번은 한 것 같다.


눈 질끈 감고 그냥 나왔다.

믹스커피…. 안녕~


순댓국 파워로 저녁은 열심히 차려봤다.

처음 계획은 스키야키였으나 첫째의 요청에 따라

소불고기와 참치김치찌개로 바꿨다.

여기에 귀리와 렌틸콩을 섞은 잡곡밥까지.

이만하면 든든하고 건강하다.


식후에 아이들은 유산균음료를 먹었고

나는 하나 남은 오렌지를 먹었다. 이번 빨간 오렌지

맛있던데 왜 아무도 안 먹나 모르겠다.

덕분에 나만 비타민 충전 완료!!


오늘은 축구하는 날, 이런 날 위험하다.

남편이 튀긴 음식을 폭주하는 일이 일어난다.

오늘도 에프 치킨을 먹자는 걸

불고기 있고 찌개 있으니

집밥 줄 때 잘 먹으라며 워워 진정시켰다.

대신 초코샌드과자 사서 냉동에 얼려놨다고…


낮엔 비교적 자유롭게 먹는데

(빵이나 당 많은 것들만 피해서)

저녁은 직접 만든 반찬과 밥 반공기,

과일 먹으면 딱 끝이다.


간헐적 단식도 건강에 좋다니 이번참에 저녁 먹는

시간을 조금씩 당겨 공복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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