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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까멜리아 Sep 24. 2023

9월 23일 토요일

매우 맑음

 브런치 시간대에 엄마아빠와 점심약속을 해 둔

날이라 아침은 대충 먹었다.

애들은 요거트, 나는 구운 계란과 토마토, 커피.

무릎이 괜찮은 것 같기에 마당에도 나가고

2층도 올라다니며 볼일을 봤다.


그리고 차 타고 이동하는데 갑자기 무릎이 꺾이는

느낌이 나더니(느낌만) 다시 다리를 펴고

힘을 주기 어려워졌다. 또 오른쪽이다.


너무 속상했다.


겨우 2주 됐고 사실 다 회복도 되지 않았는데

심지어 작지만 노력을 하고 있는데 또 이런 일이

생기니 울컥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차 안이고, 남편도 아이들도,

심지어 부모님도 함께 타 있으니 꾹꾹 눌러 참았다.


점심을 먹으러 문어집에 갔다.

여러 가지 문어요리가 다양하게 나왔지만

어쩐지 입맛이 없어 백김치만 조금 집어먹다가

마지막에 빨간 문어볶음 비빔밥만 먹었다.


엄마도 아빠도 그런 나를 보며

너무 속상하셨을 테지만 다행히 아이들이 있어

분위기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집으로 돌아와 찜질을 하며 쉬었다.


병원을 가야 할 것 같았지만 토요일 오후였다.

월요일 오후에나 진료가 있어 기다려야 해서

집에 여분으로 있는 스테로이드 알약과

소염진통제를 먹고 핫팩 찜질을 하며 휴식했다.


첫째는 좀 커서 내 손이 덜 가지만

둘째는 아직 너무 아기라 계속 챙기고 먹이고

씻겨야 하는데 모든 일을 남편이 혼자 해냈다.

기특하고 미안했다.


한바탕 쉰 후 남편이 둘째와 마트에 간 사이에

소고기뭇국을 끓였다.

우리 부부와 첫째는 사 온 음식 이것저것 먹을 수

있어도 둘째는 아직 집밥이 필요하니까.


남편이 오랜만에 마트에 가더니 마트초밥을 사 왔다.

오랜만에 먹으니 너무 맛있었다.

저녁을 먹고 남편이 둘째를 씻기는 동안

첫째와 보드게임을 하고 씻고 나온 둘째를 재웠다.


아시안게임 개막식을 보고 싶은데

우리에게 오늘은 너무 지치고 힘든 하루였던지라

끝까지 보기가 어렵다.


나는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아이들과 놀러 가서 뛰어놀고 싶다.

자꾸 슬프고 우울해져 무너지지 않게

나 스스로를 다잡자고 굳게 맘먹고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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