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금속공예와 나전칠기

공예왕국의 전통을 이어받으며

by 정작가

고려의 금속공예는 도자공예, 목칠공예와 더불어 공예품을 대표하는 양식으로 정착했다. 이 장에서는 금속공예의 기법을 비롯하여 은제도금 명품, 은입사 명품, 사리장엄구, 각종 불구 등의 실체적인 금속공예 유물과 나전칠기가 화려한 사진 도판을 통해 소개되어 있다.


금속공예의 기법에는 금, 은, 동의 재료가 들어가지만 구리와 주석을 합금한 청동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청동기 제조기법에는 주조와 단조로 나눌 수 있다. 주조는 형틀을 통해 끓는 쇳물을 부어 만들고, 단조는 금속판을 망치로 두드리거나 구부리는 기법을 활용한다.


이 장에서 소개한 은제도금 명품에는 은제도금탁잔, 은제도금주전자 및 승반, 은제도금선조넝쿨무늬함, 은제도금꽃모양용두잔 등이 있다. 또한 은입사 명품에는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무늬정병, 청동은입사용흥사명향완, 청동은입사흥왕사명향완, 청동은입사향합 등이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무늬정병은 독특한 형태와 화려한 미감이 중후한 느낌을 갖게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되어 있는 이 유물은 국보 92호로 제정될 만큼 유물의 가치를 지닌 명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리장엄구는 은제도금타출봉황무늬사리병, 부여 장하리 삼층석탑 사리기, 이성계 발원 은제도금 사리기를 소개한다.


금고는 주로 절의 법당에서 사용된 쇠북을 말하는데 개태사 청동금고, 청동경암사명금고, 청동북서원사명금고, 청동안양사명금고가 소개되어 있다.


범종에는 천흥사명 동종, 용주사 동종, 탑산사 동종을 비롯하여 일본에 있는 고려 범종인 소연사 동종을 들 수 있다.


각종 불구는 고려시대 금속공예품이 주로 생활용구보다는 불교용구가 많이 전해진다. 불구로 전해지는 것 중에는 금강저와 금강령, 광명대, 향로, 연화수로, 청동화엄변상도경상 등이 있다. 전해지는 금속미니어처로는 청동용두당간, 금동대탑, 청동십일층탑 등이 있다.


청동 생활용구로는 전해지는 유물로서 청동거울이 대표적인데 은제도금거울걸이, 철제금은입사걸이장식, 은제도금타출무늬장도집, 복식용 금속 장신구 등이 있다.

나전칠기를 소개하는 장에서는 제작과 특징, 무늬구성 등을 볼 수 있으며, 명품으로는 나전경함, 나전대모염주합, 모자합, 불자 등이 있다.


나전칠기의 해외 유출에 대해서도 다루는 장에서는 신라말, 고려초에 창궐한 왜구들이 고려불화, 범종, 나전 등을 약탈 대상으로 삼아 훔쳐 갔던 유물들이 일본, 미국, 유럽 등으로 퍼져나간 과정 등을 다룬다. 각국에서 이를 귀중품으로 여겨 잘 보관될 수 있었던 점은 ‘하나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고 저자는 밝힌다.

장인이 숨결이 느껴지는 고려시대의 공예품들을 보면, 하나 같이 예술적인 향취가 배어있을 만큼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다. 이런 예술품에 가까운 공예품들이 일상 속에서 활용되었던 것을 보면, 당시 생활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고려시대는 귀족 사회라 소수 상위 계층에서 이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불교를 중시했던 고려사회의 특징을 살펴보면, 불구 또한 그런 측면에서 당시 우대를 받았던 승려들이 사용했던 물품인 만큼 그런 물품의 조달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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