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 / 역사의 아침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의 저자는 재야사학자인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이덕일 소장이다. 주류학계의 학자가 아니라고 해서 내용에 문제를 제기할 필요는 없다. 역사에 관한 한 재야사학자가 주류사학자보다 낫다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 말이다.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한국사에서 왜곡된 4가지 진실에 대해 접근한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만 해도 한사군의 위치나 삼국사기 초기불신론, 노론사관, 항일무장독립군의 역사 기술 배제라는 언급조차 그 어디서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한사군이라는 말은 전혀 생소한 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논란들의 중심에서 일제의 식민사관이 자리 잡고 있고, 그것으로 인해 부당한 역사 교육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사실 또한 통탄할만하다. 이런 느낌을 받았으니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사는 왜곡될 수밖에 없었을까? 우선 나라에 힘이 없어 일제의 침략으로 주권을 빼앗긴 이유가 있을 테고, 그런 일제 치하에서 식민지 사관으로 교육을 받았던 당대의 역사 엘리트들이 고스란히 광복 조국에서 역사 교육의 주체가 된 역사의 아이러니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친일세력 청산의 부재는 정치뿐만 아니라 역사에서도 씻을 수 없는 민족적 과오를 저지르는 폐해를 가져왔던 것이다.
일제는 조선을 영원히 식민 속국으로 삼기 위해 침략 초기부터 조선사편수회라는 역사 조작 단체를 만들어 우리의 위대한 역사를 폄하하거나 축소시키는 일들을 자행했다. 이런 일제의 교묘한 술책은 광복 이후의 식민사학자들의 후예들로 이어져 한국사가 왜곡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 것이다. 한사군의 위치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에 위치하게 되면 고조선의 강역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광활한 대륙을 호령했던 민족의 기상은 자취를 감춰버리고 마는 것이다. 삼국사기 초기의 불신론은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고조선 역사를 신화로 전락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노론사관을 들여다보면 조선의 기득권 세력들이 어떤 식으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암중모색을 했는지 그 상황을 정확히 포착해 낸다. 권력을 위해서는 왕조차도 폐위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그들이 일제의 식민지 정책에 찬동하고, 결국 나라를 팔아먹은 주역이 되었다는 것은 기회주의자들의 속성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런 성향은 친일 앞잡이들이 정치의 주역이 되어 현대사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주축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 우리의 삐뚤어진 역사적인 과오를 되새기게 한다. 우리나라의 광복이 외세에 의한 무력한 역사의 한 페이지로만 여겨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항일무장독립투쟁사를 송두리째 역사에서 빼버린 친일사학의 음모였다는 사실은 역사 교육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처럼 <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은 역사적으로 새로운 음모론을 대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왜곡된 역사를 교육받았던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척박했던 것인지 다시금 상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 텍스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배웠던 역사가 얼마나 축소되고 왜곡된 방향으로 흘러갔었는지 되짚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로 인해 온 국민 모두 올바른 역사관을 정립하여 우리 역사에 자부심을 가지고 세계 속으로 뻗어가는 당당한 한국인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