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 / 21세기북스
우리가 철학을 배우는 이유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좀 더 쉽게 하기 위함이다. 철학이 다양한 사상의 가치를 다루는 것도 복잡한 인간의 사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실타래 같은 생각의 본질을 파악하여 정리하고자 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철학, 인간을 답하다>는 ‘거울에 비춰본 인간’을 테마로 하여 10가지 주제로 인간에 대해 접근한다.
거울 속에는 각기 다른 내가 있다. 철학, 영원, 아름다움, 공동체와 타자, 현재, 자연, 죽음, 신 등 여러 가지 사유 덩어리는 책의 첫 페이지에서 인용한 파스칼의 말을 그대로 원용하게 만든다. 인간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존재이지만 생각함으로써 우주보다 더 위대한 존재가 된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말로 더욱 유명한 파스칼의 말처럼 생각함으로써 인간은 위대한 존재로 거듭나기 마련이다. 다양한 사유 속에서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에 골몰하고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은, 인류가 만물의 영장이라는 진부한 표현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이야기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은 삶의 근원을 찾아 헤맨다. 신화와 전설은 그런 근원적인 가치를 찾아가기 위해 변용된 테마파크라고 할만하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내 안의 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답답함은 스스로 삶을 이해하고 해석하게 한다. 그래서 저자가 갈파한 것처럼 ‘인문학은 인간의 삶과 존재에 관계하는 학문’ 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철학은 심층적으로 인간의 가치를 파고드는 역할에 충실하다.
철학하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목적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습득된 지식을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데 있다. ‘철학의 거울’이란 장에서는 이런 인간을 조명한다. 몸과 마음, 본질과 실존, 이성과 감성에 각기 대비되는 이런 가치에 대한 사유는 ‘영원의 거울’에서 다루는 주제다. 이처럼 다양한 사유의 변주곡은 문화와 예술, 진화생물학, 죽음, 인간과 신으로 확대되어 간다.
한 번에 많은 주제를 섭렵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느낌이다. 그렇더라도 다양한 주제를 통해 인문학적인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철학, 인간을 답하다>가 주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철학이 들려주는 인간 이해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텍스트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