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치의 말들
인간관계에 천착하지 않고 자기 만의 세계에서 노닐다 보니 이런 방식의 삶에 또 적응이 된다. 이전에는 오로지 인생이라는 것이 인간관계로만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기 만의 세계를 탐색하며 살다 보니 꼭 그렇게 사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많은 인간이 지구상에서 살아가면서 모두들 천편일률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보편적인 기준의 삶의 방식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요즘은 그런 방식보다 자기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택해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의 방향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측면에서 '공부하는 삶'이라는 모토를 정해 살아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상적으로 여기며 기대했던 삶의 방식이라 그런지 만족도가 크다.
우선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배울 수 있고, 직접 실행할 수 있으며 참여할 수 있는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오히려 시간과 재정이 부족할 만큼 하고픈 일은 차고 넘친다. 이런 상황은 아주 오래전부터 예견되었던 일이기도 하지만 상황이 급진전된 것은 두 달 전 다른 곳으로 주로 이용하던 스터디카페를 옮기고 나서 가능한 일이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스터디카페는 디자인 수업에 걸맞은 노트북 활용 실습 환경을 마련해 주었고, 다양한 방식의 공부를 가능케 해 주었다. 굳이 커피숍에 들르지 않아도 집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고, 사실상 모든 공부 방식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 이전의 조명도 어두컴컴한 독서실에서 공부했던 시절과 환경이 달라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PC 등 다양해진 전자기기들의 역할도 컸다. 시간과 재정적인 여유 또한 이를 뒷받침해 주었고, 20대부터 독학에 익숙해진 이력도 한몫했다. 다양한 이유로 인해 지금과 같은 최고의 일상이 구축될 수 있었던 것이다. 특별한 목적이 없는 공부라서 그런지 과정자체를 즐기는 터라 공부하는 맛이 난다. 매일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접하고, 문물을 익히며 살아가는 일상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은퇴 이후 삶 또한 이럴 것이라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삶 속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공부하는 삶'은 인간의 생활 방식 중에서 가장 고차원적이고, 이상적인 삶의 형태다. 내면적인 가치를 채워갈 수 있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역량을 키울 수도 있으며 공부하는 과정에서 오는 만족감, 예기치 못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대감 등 정신적인 가치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서 필수적인 생활 방식의 양태일 수도 있겠다. 단순히 대학입시와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닌 전인적 인격 형성과 호기심 충족, 가치 창조, 정보와 지식의 습득, 지혜로운 인생을 위한 측면에서 본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년의 삶에서는 인생이 크게 새로운 일이 없다. 하지만 학문의 영역은 끝이 없어서 적극적으로 탐구한다면 새로운 학문을 발견하고 선구자가 될 수도 있다. 사회의 부속품으로 기능하는 지식의 수혜자가 아니라 진정으로 진리탐구와 가치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방편으로서의 공부는 그에 맞갖은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기 때문이다.